2024.05.10 (금)
김종욱
무성영화로서 단성사는 흥행적으로 또는 경리적으로 얼마만큼 성공은 하였으나 그러나 점차로 떨어져가려는 ‘팬’을 잡기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무성, 혹은 연속영화만을 계속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서 흥행적 타산에 영민한 고 박승필씨는 마침내 신파극단을 조직하였으니 이것이 곧 ‘김도산일행(金陶山一行)’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제적 배경은 물론 ‘단성사’였으나 ‘김도산일행’은 내용에 있어서 혹은 형식에 있어서 완전한 자치제(自治制)였고 직접 박승필씨로부터는 간섭을 받지 않았다.
이상과 같이 ‘김도산일행’이 결성된 것은 대정 8년(1919년) 전후였고 중요한 멤버로서는 단장 김도산씨를 비롯하여 이경환(李景煥), 송해천(宋海天), 나효진(羅孝鎭) 등 제군이었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키노드라마’가 시험된 것도 이 김도산일행이었고 또한 이것을 일반 ‘팬’에게 소개한 곳도 ‘단성사’의 무대라는 것을 돌이켜 생각하여 볼 때 다시금 흘러간 이름 ‘단성사’가 스스로 그리워짐을 어찌할 수 없다.
무성영화로서 단성사는 흥행적으로 또는 경리적으로 얼마만큼 성공은 하였으나 그러나 점차로 떨어져가려는 ‘팬’을 잡기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무성 혹은 연속영화만을 계속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서 흥행적 타산에 영민한 김도산일행의 결성(結成)을 하나의 계기로 해서 이로부터 단성사의 무대에는 그야말로 우후죽순(雨後竹筍)의 기세로서 신파극단의 새로운 깃빨이 펄럭이게 되었던 것이니 즉 ‘취성좌(聚星座)’가 그것이었고 ‘연극사(硏劇舍)’가 그것이었고 ‘신무대(新舞臺)’가 그것이었다.
이같이 신파극단이 맹렬한 기세로 일어났음에는 물론 이론적 근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어서 당시에 일반사회에 미증유(未曾有)의 호 경기를 가져온 공진회(共進會)의 영향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같이 영화 상설관시대로부터 신파 상설관시대로 머리를 돌이킨 단성사는 결코 경리 상 손해를 모르고 꾸준히 유지하여 내려왔던 것이나 소화(昭和) 5년(1930년) 경에 이르러 드디어 박승필씨는 경제적 곤경에 빠지게 되었고 따라서 단성사의 무대로 하여금 경제적 대파탄의 구렁텅이로 휩쓸어 넣고 말았던 것이니 그것은 오로지 흥행주 고 박승필씨의 극장을 떠나서의 개인의 사사로운 실패로부터 원인된 비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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