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문화재청은 강원도 고성군 시도기념물 '고성 건봉사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문헌기록상 6세기경 창건된 고성 건봉사지는 만일염불회의 발상지이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불교신앙의 중심도량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실 원당으로서 기능을 수행했고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
'고성 건봉사 능파교(보물)', '건봉사 불이문(문화재자료)' 부도군 등 다수 문화유산이 현존하고 있다.
1990년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02~2020년 9차례 발굴조사와 2회 학술발표회를 통해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고려후기 건물지까지 확인됐다. 조선시대에 능파교를 기준으로 대웅전과 극락전 영역, 낙서암 영역으로 구분돼 각 영역 내에 예불, 승방이 조성된다. 이후 적멸보궁 영역이 새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고성 건봉사지가 일반 조선시대 사찰배치에서 보이는 예불공간 중심 구성이 아닌 예불공간과 승방이 균일하게 구성된 양식을 보여줬던 고려시대 다원식 구조의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역사 기록과 고고학적 발굴성과, 사역 전체에 분포한 석조유물 등을 종합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큰 사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건봉사는 신라 법흥왕 7년인 520년 승려 아도화상이 원각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고 고려 공민왕 7년 1358년에 나옹선사에 의해 현재의 이름인 건봉사로 불리게 됐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원당으로 7대에 걸쳐 조선의 왕실 원당으로 지정됐다. 이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사명대사 유정은 건봉사에서 승병을 모집해 훈련했으며 1605년 일본에 사신으로 갔다 부처님 치아와 사리 등을 되찾아 와 이곳에 봉안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만해 한용운, 금암 이교재 등이 독립운동을 하는 등 호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찰로도 이름을 알렸다. 한때 규모가 3,000칸이 넘던 건봉사는 한국전쟁 때 대부분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고성군과 협력해 고성 건봉사지를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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