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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22)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특집부
기사입력 2023.02.2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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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봄 (사진=신길복)

     

    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
    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일기장에서
    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폴나폴 나비의 날개에 실려
    꽃바람과 손잡고
    봄 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메기의 옛 동산에서
    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
    늘 먼발치에서
    몰래 보았던 옛님의 향기처럼
    싱그럽게 불어오는
    3월의 그 아늑한 꽃길로

     

    추천인: 김금미(경기민요보존회)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나를 보아달라고 한다. 봄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단양의 한 고찰에서 봄을 마주했다. 그리운 이도 보았다. 내 가슴에 살아 온 친구도 만났다. 매년 봄이며 이 친구가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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