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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
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일기장에서
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폴나폴 나비의 날개에 실려
꽃바람과 손잡고
봄 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메기의 옛 동산에서
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
늘 먼발치에서
몰래 보았던 옛님의 향기처럼
싱그럽게 불어오는
3월의 그 아늑한 꽃길로
추천인: 김금미(경기민요보존회)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나를 보아달’라고 한다. 봄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단양의 한 고찰에서 봄을 마주했다. 그리운 이도 보았다. 내 가슴에 살아 온 친구도 만났다. 매년 봄이며 이 친구가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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