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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서지학자 김종욱의 문화사 발굴 자료 (71)
50만원 출자의 감언이설
김종욱
연극단, 악단을 울리는 신판 사기사건= 어떤 극단이나 악극단이 경영곤란에 빠졌을 시 이것을 에워싸고 대금학貸金學 모리배 또는 전후자 사이에 한 목 끼는 소위 중개자라는 것이 있어 앞뒤를 사기 횡착橫着하여 진지한 무대인들을 울리고 있는 사실은 지금에 비롯한 일이 아니거니와 여기에 편촉騙促되는 사건은 개중에서 가장 교묘한 방법이며 지적 악질 이것이라 할 것이다.
일작 22일 시내 영락정 모 악단에는 바야흐로 이 악질단이 원숙화 되려다가 다행히 기선機先 예민한 동 악단 대표의 돌격으로 드디어 그 수단은 미연에 발각되어 묵과할 희비극 일막을 빚어내고 말았지만 이제 그 사건의 내막을 들어보면 이러하다.
악단에는 서건 발생의 수일 전부터 "자기는 모 요로에 있는 사람인데 이번에 유동자금이 삼백만원 가량 수중에 있으니 이것은 건국을 위한 예술사업에 쓰고 싶다. 위선 귀 악단에도 50만을 투자하고 싶으니 어떤가?” 하고 찾아온 중년신사 전자영全구榮(가명)이라는 자(?)가 있었다. 이 문자그대로의 청천벽력적 예술이해 자본가의 내방을 본 동 악단에는 마침 현재 자기들 악단의 유지가 곤경에 빠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그들은 이 감언이설에 귀를 기울여 이래 수일간 출자 수속하는데 필요타는 없는 주머니를 털어가며 응하였을 뿐 아니라 금액까지 솔선 꾸어주면서 교섭을 진행하여 왔다 한다.
이리하여 급기야 금일은 현금과 구식계약을 체결하는 22일 날 정오 악단측에서는 그제야 대표자까지 대동하여 장본인을 면대綿代하였던 바 역시 꿈같은 변설辯說을 늘어놓아 일동을 연기속에 두루 말았었는데 아무리 궐자厥者의 인상을 살펴보아도 틀림없이 이것은 사기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각한 대표자는 즉석에서 이 불한당의 이면피二面皮를 보기 좋게 벗겨놓았다는 것이다.
그는 벌써 이 악단뿐이 아니라 다른 극단에 까지 이런 수단으로 공짜 향응, 또는 여우를 농락하는 등으로 유유히 무대인들을 속여 온 사실이 있었다 한다.
더욱 현금 우리 무대예술계의 운영유지가 혼미에 빠지고 있는 이즈음을 틈타서 이 같은 극히 지능적인 악덕 사기배들이 또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 출현할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모름지기 여러 단체들은 특히 조심이 필요하리라는 동단 대표의 체험 권고. (藝術通信 271호. 1946년 8월 24일)
=극장=
이번엔 흥행주의 수입을 내사, ‘재산관리처’ 주목되는 움직임-적산극장 문제: 국립극장 문제를 에워싸고 합동통신사의 공동 경영설의 대두로 바야흐로 적산극장 문제의 귀추가 자못 주목되는 이 즈음 23일 오전 경기도 재산관리처에서는 돌연 시내 각 영화배급업자를 역방하고 각 극장으로부터 수입한 보율금액(단가를 포함한)의 내사를 시작하였다 한다. 이것은 혹 이즈음 항간 풍설에 떠도는 적산 관리극장의 경리부정에 대처한 확증수집인 듯이도 보이며 또는 앞으로의 낙찰 시과 그 운영에 수지가 맞을 것인가 아닌가의 기본적 수자의 산출을 보려고 하는 것인지 좌우간 현금 미묘한 예계에 적지 않은 쇼크를 던지고 있다.(藝術通信 271호. 1946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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