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1 (토)
이규진(편고재 주인)
광주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를 처음 찾아 본 것은 80년대 후반 어느 해 여름이었다. 광주호 인근에 있는 소쇄원을 탐방하고 광주로 넘어 가기 전에 금곡마을 앞 산자락에 위치한 가마터를 찾아 본 것이다. 그러나 가마터는 대나무가 우거져 있어 구경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 본래의 방문 목적과는 달리 마을 한쪽에 서 있는 정자에 누워 태평스럽게 더위를 피하며 한나절 때 아닌 낮잠을 즐겼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나와의 인연이 정답지 않다고 해서 등한이 하거나 소홀히 여길만한 곳은 아니다.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196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처음 소개되어 알려진 후 1963년 발굴조사가 이루어 진 후 사적 제141호로 지정이 되었다. 그후 중요성이 인정되어 1991년 다시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 진 후 발간된 조사보고서가 <무등산 충효동 가마터>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또 2013년 발굴조사 5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을 열고 펴낸 도록이 <무등산 분청사기>다. 이 도록을 보면 15C 분청사기의 모든 종류와 기형을 망라하고 있어 왜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가 중요한 곳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특히 도공의 이름 등 이곳에서 출토된 명문들은 그 희귀성이나 자료적 가치로 보아 귀중한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를 생각하면 나는 도공의 이름이 새겨진 도편을 한 점 갖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아무리 도편이라고 해서 원한다고 모든 것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지겠지 하는 바람 같은 것은 갖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 도록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도공의 이름이 있는 도편만은 아니다. 갑발의 저부와 이것과는 달리 또 한 점의 갑발의 측면에 음각으로 숫자와 죽(竹)명이 새겨진 요도구에 눈길이 가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내게는 경기도 광주 상림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백자접시에 음각으로 같은 형식의 명문이 새겨진 도편이 한 점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 광주의 충효동과 경기도 광주의 상림리는 그 떨어져 있는 거리가 얼마나 될까. 따져 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교통도 불편했던 조선조에 두 지역의 거리감은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또한 충효동 가마터는 15C 것인데 반해 상림리는 17C 것이니 시기적으로도 선후 관계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도구인 갑발과 백자접시라는 기형의 차이는 있지만 지역과 시기를 달리 하는 다른 가마터에서 같은 형식의 명문 자료가 보인다는 것은 여간 흥미로우면서도 신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이 두 곳의 연관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 상림리를 고향으로 하고 있는 백자접시편은 도립삼각형 굽에 넓직한 내저원각을 갖고 있는 무문의 접시다. 접시 내저에 숫자와 죽(竹)자를 혼용해 음각으로 새기고 있는데 충효동 갑발에서 보이고 있는 음각의 글자의 양식과 배치가 똑 같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충효동 쪽의 도록 설명을 보면 죽(竹)은 그릇을 세는 단위로 10을 의미하는 듯싶으며 생산이나 공납의 수량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숫자와 죽(竹)자의 배열이 일정치 않고 무질서하게 나열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런 추측이 합당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상림리 백자 가마터는 1631년부터 1636년 사이에 활동했던 관요다. 그러니까 17세기 전반경에 활약한 가마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기를 알 수 있는 것은 굽 안에 음각의 간지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백자음각명접시편에서도 굽 안에 간지명인 듯싶은 것이 보이지만 각이 얕은데다 휘갈겨 쓴 것이어서 판독은 쉽지가 않다. 현재 백자음각명접시편에서 보이고 있는 글자는 죽(竹)자 외에 1(一) 2(二) 4(四) 5(五) 6(六) 9(九)다. 이 숫자들이 5개의 죽(竹)자와 어울려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와 상림리 백자 가마터 외에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는 이 음각의 숫자와 죽(竹)자들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재미있는 연구 대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이지만 해답을 얻기에는 학문이 짧고 재주가 없다보니 나로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어려운 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劇団 民族 代表 金世中, 1971년 연극을 조금씩 알면서부터 내가 내한 연극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것 이 큰 문제거리었다....
이 작은 감동과 즐거움만이라도 이규진(편고재 주인) 도자기 중에는 마상배(馬上杯)라는 것이 있다. 별도의 굽 없이 곧게 선 긴 다리가 몸체로 연결되는 팽이 모양의 ...
태평무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는 강선영(1925-2016)선생에 의해 전해지면서 격조있는 무대예술로 발전 되었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
강원도 아리랑을 쓰다. 한얼(2024, 선면에 먹, 53× 26cm) 봄바람 불어서 꽃 피건마는 고닯은 이 신세 봄 오나마나 ...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 향기가 가득한 5월의 첫날,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우리 정서를 찾아 나서는 앙상블 시나위의 콘서트 ‘고요의 바다’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졌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기획공연 '긴산조 협주곡' 무대에 오른 원장현 명인의 모습. (사진=국립국악원 창작악단) 2023.05.03. ...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