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휴일의 詩] (114) 새해 새 아침에/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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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14) 새해 새 아침에/박노해

  • 특집부
  • 등록 2022.12.31 07:30
  • 조회수 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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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희갑)

 

새해 새 아침에

 

                           박노해

 

새해에는 조금 더

침묵해야겠다


눈 내린 대지에 선

벌거벗은 나무들처럼


새해에는 조금 더

정직해야겠다


눈보라가 닦아놓은

시린 겨울 하늘처럼

그 많은 말들과 그 많은 기대로


세상에 새기려 한 대문자들은

눈송이처럼 바닥에 떨어져 내려도


보라, 여기 흰 설원의 지평 위에

새 아침의 햇살이 밝아오지 않은가


눈물조차 얼어버린 가난한 마음마다

새 아침의 태양 하나 품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세우려 한 빛나는 대문자들은

내 안에 새겨온 빛의 글자로 쓰여지는 것이니


새해 새 아침에

희망의 무게만큼 곧은 발자국 새기며

다시, 흰 설원의 아침 햇살로 걸어가야겠다

 

 추천인: 김보성(시인)

  새해 새 아침이 밝아온다. 새 희망의 날이 되리라. 가난한 마음에도 우리는 누구나 새 아침의 태양을 품고 살아가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