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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오는 가을
이채
가로수 길 위로 뒹구는 낙엽이
긴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면
안개처럼 흐린 추억이 가을로 스치네
아득한 기억 속에서도
아름답고 소중했던
삶의 뒤안길에 새겨진 발자욱 위로
나는 지금 가을을 걷고 있네
낙엽 한 장 주워 물끄러미 바라보면
가는 잎새 줄기에 새겨진
풀잎 같은 사랑과
얇은 이파리 부스러질 듯
내 작은 이별도 서려 있네
그리움과 아쉬움이
낙엽의 앞뒤로 새겨져
흩어졌다 저 멀리
무리 지어 나는 새처럼
남겨진 것들은 지워지지 않고
잊혀진 것들은 다시 떠오르는
이 거리 낙엽이 추억으로 흩날리네
먼 훗날 간직하기 좋은
갈잎 하나 책갈피에 끼우며
나는 지금 추억으로 오는 가을을 걷고 있네
추천인:홍두일(동대문서고 회원)
"낙만의 시절 1960년대 교과서를 펼치면 연서와 함께 들어있는 낙엽 몇 장. 고운 것, 다 여물지 못한 잎. 그 시절 나의 사랑처럼~. 그립다.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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