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휴일의 詩] (104) 추억으로 오는 가을/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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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04) 추억으로 오는 가을/ 이채

  • 특집부
  • 등록 2022.10.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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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사진=신길복) 2022

 

추억으로 오는 가을

                                                           이채


가로수 길 위로 뒹구는 낙엽이

긴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면

안개처럼 흐린 추억이 가을로 스치네


아득한 기억 속에서도

아름답고 소중했던

삶의 뒤안길에 새겨진 발자욱 위로

나는 지금 가을을 걷고 있네


낙엽 한 장 주워 물끄러미 바라보면

가는 잎새 줄기에 새겨진

풀잎 같은 사랑과

얇은 이파리 부스러질 듯

내 작은 이별도 서려 있네


그리움과 아쉬움이

낙엽의 앞뒤로 새겨져

흩어졌다 저 멀리

무리 지어 나는 새처럼


남겨진 것들은 지워지지 않고

잊혀진 것들은 다시 떠오르는

이 거리 낙엽이 추억으로 흩날리네

 

먼 훗날 간직하기 좋은

갈잎 하나 책갈피에 끼우며

나는 지금 추억으로 오는 가을을 걷고 있네

 

추천인:홍두일(동대문서고 회원)

"낙만의 시절 1960년대 교과서를 펼치면 연서와 함께 들어있는 낙엽 몇 장. 고운 것, 다 여물지 못한 잎. 그 시절 나의 사랑처럼~. 그립다.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