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특별기고] 사할린동포 김경순님 소식을 접하며(이병일)

KBS한민족방송 체험수기 ‘대상’ 수상한
체험수기 대상 '눈물의 섬, 사할린'을 읽고

특집부
기사입력 2022.10.19 00:21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러시아 사할린한국교육원장 이병일

     

    화면 캡처 2022-10-19 032546.jpg
    러시아 사할린한국교육원장 이병일

     

    사할린 동포가 2020년에 이어서 3년째 KBS한민족방송 체험수기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는 (주)국악신문 10월 16일자 기사를 받고서 너무나 기뻐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사할린한국교육원생인 김경순 여사가 수상을 했다는 것은 사할린 동포들의 큰 경사이기 때문입니다. 


    사할린한국교육원이 주최하는 "2022년 제24회 한민족 수기대회에서 사할린한국교육원의 장수 수강생인 김경순님(71)이 지난 4월에  자작시 가사를 보여 주셨습니다. 가수 조용필님의 그 겨울의 찻집곡의 가사에 맞추어 쓰신 '노가바'(노래가사바꾸기) 가사인데, 일반적인 고국의 외면 속에 사시는 사할린동포 2세의 심정을 그대로 담은 가사였습니다


    가사에는 사할린 1세와 2세들의 디아스포라가 서린 가족사에는 뼈아픈 그리움이 절절했습니다. 그리고 7월 경에 또 한 편의 가사를 보내셨습니다. ‘칠갑산노래에 맞춘 가사였는데, 한맺힌 눈물이 총총히 박힌 이별의 가족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노래를 불러서 녹음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가사에 부쳐서 노래를 부르려고 연습하려고 했다가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목이 메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경순님의 큰오빠는 194010살 때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으로 떠나신 부모님과 헤어져서 배 떠난 부두에서 망연자실한 큰오빠의 심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12살에 부모를 떠나 서울 숙부댁으로 유학을 가던 장면이 겹쳐지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녹화를 하는 내내 목메임을 추스릴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려 50년 후 어머니는 병드신 채, 아버지는 연로하신 채 휠체어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서 꿈에도 그리던 장남을 상봉하시고 사할린으로 돌아가서 몇달 후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고서 가셔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도 또 이산과 이별을 겪고, 다시는 못 만나 보시고 세분 모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런 기막힌 이별과 짧은 재회, 그리고 생이별한 비극의 이야기입니다.


    김경순님이 겪었던 부모님의 기억, 큰오빠에게서 들은 그 수많은 하소연들이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 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다시 내세에서 만나길 기원하면서 글짓기를 해보시라고 했는데, 이 글이 조국에서 대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사할린 동포들를 위로하는 치유가 되어 제 마음도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세계를 멈추게 하는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해 2022년 들어서 사할린 동포들이 맞이하는 조국과의 첫 교류이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사할린 동포들과 교육원생들이 많이 참가하기를 바랍니다.


    귀중한 많은 체험수기와 이야기들이 있지만, KBS한민족방송사와 수상의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사할린 동포 2세분들의 애환이 더욱 많은 글로 표현되어 기록으로, 역사로 남기를 기원합니다

     

    이 참담한 민족의 비극을 만든 세계전쟁, 그리고 책임을 져야하는 주체들이 더욱 더 이 문제를 따뜻한 가슴으로 다루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경연대회

    경연대회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