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선율구조, 시김새의 결합구조 및 활용 양상 등을 중심으로 음악적 구조와 특징을 확인한 결과 전북지역의 가야금산조는 고유의 뿌리 깊은 역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남지역의 가야금산조에 비해 활발한 연주 및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지역의 초기 가야금산조를 연구한 본고의 비교, 분석이 활발히 전승되고 또 이론적 근거가 뒷받침된 연주를 가능케 하는 토대가 되기를 희망하며, 전북지역의 특유의 음악적 어법을 녹여낸 새로운 산조의 구성 기반이 될 수 있기를 하는 바램이다.
본 연구는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전북 지역의 신관용ㆍ신쾌동ㆍ김종기 가야금산조 중 진양조ㆍ중모리ㆍ자진모리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선율구조, 시김새의 결합구조 및 활용 양상 등을 중심으로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음악적 구조와 특징을 확인하였다.
Ⅱ장에서는 본 논문의 연구대상인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전승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영채에게 배운 신관용의 가야금산조는 강순영을 거쳐 현재는 강정렬, 안옥선, 강동렬, 정해임 등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박학순에게 배운 신쾌동의 가야금산조는 현재 전승되고 있지 않다. 박한용에게 배운 김종기의 가야금산조는 정금례와 김삼태를 거쳐 현재 변금자, 김인제, 김진애 등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Ⅲ장에서는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악곡구조 및 유사선율을 파악한 후 전남지역 가야금산조와의 비교를 통해, 시김새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첫째, 진양조의 악곡구조에 있어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신관용 산조이다. 신관용 산조의 진양조는 계면조로 시작한 뒤, 평조ㆍ계면조ㆍ우조로 진행한 후 평조로 단락을 맺는다. 첫 단락을 계면조로 시작하는 점은 독특하지만, 악장의 후반부에 우조 단락이 나온 후 종지 단락으로 악장을 맺는 점에서 전남의 성금연류 가야금산조와 유사하다.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진양조 유사선율에서 나타난 시김새 활용은 선율의 시작에서 ‘휘어쳐올리는목’+‘미는목’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즉 한 각의 선율을 하나의 음으로 시작할 때 주로 ‘휘어쳐올리는목’+‘미는목’의 시김새 결합구조를 활용한다. 또한 선율의 시작에 나타나는 시김새 활용은 ‘밀어끊고올리는목’, ‘밀어올리는목’, ‘미는목’, ‘다루치는목’과 시김새를 활용하지 않는 순으로 나타난다. 선율의 전개구는 ‘밀어올리는목’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시작구와 전개구에서 하나의 음이 지속될 때 ‘밀어올리는목’으로 시작을 마무리하고 전개를 시작하는 효과를 주기 위해서이다. 이 외에도 선율의 전개구에는 ‘미는목’의 시김새 활용이 나타났다. 선율의 종지구는 제6박에서 ‘밀어올리는목’으로 장식하며 선율을 종지한다. 이는 전북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시김새 활용이다.
따라서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진양조에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시김새 활용은 종지구인 제6박에서 ‘밀어올리는목’으로 선율을 종지하는 것이다.
둘째, 중모리의 경우, 신관용은 계면조로 시작하여 평조로, 신쾌동은 계면조로 시작한 후 평조로 연결하여 계면조로, 김종기는 계면조로 악곡을 구성한다. 모두 첫 단락을 계면조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전남의 성금연류와 가장 유사하다.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중모리 유사선율에서 나타난 시김새 활용은 선율의 전반부보다 후반부에서 특징적인 활용 양상이 나타난다. 후반부 중 제9박은 시김새를 활용하지 않고, 제10박은 ‘휘어쳐올리는목’+‘꺾는목’, 제11~12박은 ‘미는목’+‘밀어올리는목’으로 시김새를 결합하여 활용하는 점은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중모리에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셋째, 자진모리 악곡구조는 전체 악장이 계면조로만 구성되어 있다. 전남의 김죽파류ㆍ성금연류가 동일하다.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자진모리 유사선율에서 나타난 시김새 활용은 선율의 제2박과 제4박에서 ‘미는목’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김종기 산조에서만 ‘휘어쳐올리는목’+‘미는목’의 시김새 결합구조를 활용한다. 김종기 산조 외에 전북과 전남은 대체로 ‘휘어쳐올리는목’ 대신 ‘밀어올리는목’을 활용하므로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자진모리는 김종기가 가장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Ⅳ장에서는 전북지역 신관용ㆍ신쾌동ㆍ김종기 가야금산조의 연주자별 독창선율에 나타나는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첫째, 신관용 산조의 독창선율에 나타나는 특징을 장단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진양조의 경우, 선율의 리듬ㆍ음정을 중심축의 기준으로 전ㆍ후를 대칭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긴장을 이완시키며 자연스러운 진행을 한다. 한 각의 끝에서 다음 각으로 진행하는 선율 전개에는 ‘딸꾹질목’ㆍ‘흘러내리는목’ㆍ‘꺾는목’ㆍ‘밀어올리는목’ㆍ‘미는목’ 등의 시김새를 활용한다. 또한 옥타브 순차하행과 옥타브 도약한 후 순차하행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중모리의 경우, 한 장단 안에서 동일한 시김새를 반복하여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제3박에서 ‘미는목’을 제시한 뒤 제5ㆍ6박에서 ‘미는목’을 반복하여 시김새를 활용하거나, 진양조에서와 마찬가지로 연속적으로 시김새를 반복하여 선율을 전개하기도 한다.
자진모리의 경우, 3+3소박, 4+2소박의 연속적인 리듬변화와 함께 한 장단 안에 2ㆍ2ㆍ2소박의 리듬구조로 잉어걸이 붙임새가 나타난다. ‘끊는목’+‘감아내는목’으로 시김새를 활용하며 완자걸이의 진행으로 전개한다. 3소박을 한 단위로 하여 ‘꺾는목’+‘미는목’으로 시김새를 활용하여 순차 하행하는 특징이 나타나기도 한다.
둘째, 신쾌동 산조의 독창선율에 나타나는 특징을 장단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진양조의 경우, ‘밀어올리는목’+‘흘러내리는목’의 시김새 결합구조를 활용하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 또한 신관용 산조와 마찬가지로 ‘밀어올리는목’-‘밀어올리는목’을 연속적으로 활용하여 선율을 전개하기도 한다.
중모리의 경우, ‘밀어끊는목’과 ‘끊는목’으로 장식하며 반복하는 시김새 활용이 나타난다. 제1~3박과 제10박에 ‘밀어끊는목’, 제4~6박에 ‘끊는목’으로 반복해서 활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자진모리의 경우, 2ㆍ4+2ㆍ4소박, 4ㆍ4ㆍ4소박의 리듬구조 변화, 또는 2ㆍ2ㆍ2+3ㆍ3의 리듬 구조이다. ‘꺾는목’과 ‘미는목’+‘밀어올리는목’으로 시김새를 결합하여 활용한다. 완자걸이 진행 이후 잉어걸이의 붙임새가 반복하여 진행한다. 또한 2ㆍ2ㆍ2+2ㆍ2ㆍ2소박의 리듬 구조로 고음역대의 수직적 선율 진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셋째, 김종기의 독창선율에 나타나는 특징을 장단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진양조의 경우, 종지구인 제4~6박에서 ‘미는목’-‘미는목’+‘미는목’의 시김새 결합 구조를 활용하여 선율을 종지한다.
중모리의 경우, 전반부와 후반부의 시작 부분에서 ‘밀어끊고올리는목’으로 시김새를 활용한다.
자진모리의 경우, Ⅲ장 유사선율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율의 시작과 전개부분에서 ‘휘어쳐올리는목’+‘미는목’으로 시김새를 결합하여 활용한다.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독창선율에 나타난 시김새 활용의 특징을 정리하면, 진양조는 대칭구조의 진행으로 반복하는 시김새 활용 양상이 나타난다. 또한 시김새를 결합하여 연속적으로 활용한다. 중모리는 전반부에서 동일한 시김새를 연속적으로 활용한다. 자진모리는 3ㆍ3+4ㆍ2+3ㆍ3소박의 진행으로 자유로운 리듬변화, 2ㆍ2ㆍ2+3ㆍ3소박의 리듬 구조로 잉어걸이 붙임새가 나타난다. 또한 완자걸이 진행 이후 잉어걸이 붙임새로 반복하여 선율 진행한다. ‘꺾는목’-‘미는목’-‘밀어올리는목’의 시김새 결합구조를 활용한다. 선율의 시작과 전개부분에서 ‘휘어쳐올리는목’+‘미는목’의 시김새 결합구조를 활용한다. 이는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북지역의 가야금산조는 고유의 뿌리 깊은 역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남지역의 가야금산조에 비해 활발한 연주 및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모쪼록 전북지역의 초기 가야금산조를 연구한 본고의 비교ㆍ분석이, 전북지역의 가야금산조가 활발히 전승되고 또 이론적 근거가 뒷받침된 연주를 가능케 하는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전북지역 특유의 음악적 어법을 녹여낸 새로운 산조의 구성의 기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향후 전북지역과 전남지역 가야금산조의 비교 연구를 넘어 각 지역 별 가야금산조와의 비교 연구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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