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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5만명 찾는 신안 '기적의 순례길'…종교갈등 불씨

정현조 기자
기사입력 2022.09.0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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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신안군에 조성된 '기적의 순례길'이 종교 편향 논란을 넘어 종교 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관광문화사업을 종교편향이라며 문제를 삼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계종이 기적의 순례길을 두고 기독교에 편향된 사업이라며 반발해온 가운데 이번에는 그간 잠잠했던 개신교 측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14일 종교계에 따르면 기적의 순례길은 신안군이 기점·소악도 등 관내 5개 섬을 연결해 관광객들이 걸으며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관광 코스다.


    기적의 순례길은 2019년 조성된 뒤 명소로 이름을 알리며 2021년 약 5만4천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한 해 만에 관광객 수가 20배나 늘었다.

    하지만 순례길 코스에 설치된 12개 쉼터가 종교 편향 논란을 불렀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등 네 개의 섬이 나란한데 이 섬들 사이에는 모두 노둣길이 놓여 있습니다. 갯벌에 놓인 징검다리가 노두입니다. 노둣길을 따라 '순례자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신안군은 관광객들이 순례길을 따라 걸으며 쉬거나 잠시 머물 수 있도록 코스 내 12곳에 예수의 제자인 12사도의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을 만들었는데 조계종이 이를 종교 편향 사업이라며 반발한 것이다.


    조계종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에 기적의 순례길을 종교편향 사업으로 신고했다.


    조계종은 신안군이 2012년 군 자체 브랜드로 만들어 사용해온 '1004 천사섬 신안'도 문제 삼았다. 전체 섬 개수가 1천25개인 신안군이 '천사(1004)'라는 기독교적 용어를 의도적으로 부각하며 지역을 기독교 성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계종은 신안군에도 공문을 보내 '1004 천사섬 신안' 브랜드 사용 재고, 기적의 순례길 명칭 변경, 종교 편향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신안군은 예배당은 공공 미술작품으로, 건축물 이름을 짓는 과정에 작가들의 의견이 반영됐을 뿐 어떤 종교적 개입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어 "신안군 전체 1천25개 섬 중 물에 잠기거나 풀이 나지 않는 섬을 제외하면 섬숫자가 1천4개라, '1004'라는 숫자를 브랜드로 내세운 것"이라며 "(불교계가 주장하는) 천사, 엔젤(Angel)과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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