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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98)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특집부
기사입력 2022.09.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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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1915~2000)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추천인:이재선(재미동포, 시인)

    "교과서에서 배운 이 시인을 떠 올리는 것조차도 추석이나 단오를 떠올린다. 나는 이 시를 떠올리면 한 단어에 울컥한다. 바로 푸른 풋콩이다. 우리는 가난하여 밤(), 참깨도, 꿀도 아닌 논두렁 푸른 풋콩을 넣은 송편을 빚었다. 나는 서울에 와서는 이 송편을 먹지 못했다. 눈물 겹도록 먹고 싶다. 푸른 풋콩 송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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