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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1915~2000년)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추천인:이재선(재미동포, 시인)
"교과서에서 배운 이 시인을 떠 올리는 것조차도 ‘추석’이나 ‘단오’를 떠올린다. 나는 이 시를 떠올리면 한 단어에 울컥한다. 바로 ‘푸른 풋콩’이다. 우리는 가난하여 밤(栗)도, 참깨도, 꿀도 아닌 논두렁 ‘푸른 풋콩’을 넣은 송편을 빚었다. 나는 서울에 와서는 이 송편을 먹지 못했다. 눈물 겹도록 먹고 싶다. 푸른 풋콩 송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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