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휴일의 詩 ] (97) 다시 9월/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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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 (97) 다시 9월/나태주​

추천인:주재연(궁중문화축전 총감독)

  • 특집부
  • 등록 2022.08.27 07:30
  • 조회수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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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다시 9


              나태주(1945~ )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추천인:주재연(궁중문화축전 총감독)

"아침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폴모리아의 연주 철새는 날아가고를 들으며 9월을 맞고 싶다. 9월은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