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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 (52)

오아따기, 도선국사에서 반쪽이 설화까지

특집부
기사입력 2022.08.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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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대표적인 것이 영암 도갑사의 도선국사 설화다. 최씨 처녀가 오이를 먹고 잉태를 한다. 아이를 낳자 상서롭지 않다고 내다버린다. 하지만 비둘기 등 동물들이 보호하여 양육한다. 다시 집으로 데려다 키웠더니 승려가 된다. 중국에 들어가 풍수를 배워온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보사탑을 세운다. 고려건국을 예언하고 조력한다. 천년 후에 내려온다고 예언한 후 입적한다.


    화면 캡처 2022-07-31 232525.jpg
    신사임당 초충도 中 오이와 메뚜기

    이 설화는 고구려 주몽탄생과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부여 하백의 딸 유화부인이 햇빛에 의해 임신이 된다. 알에서 태어난 주몽을 버린다. 하지만 개, 돼지, 새 등 동물들이 보호한다. 다시 거두어 기른다. 활을 잘 쏴서 주몽이라 한다. 이후 고구려를 건국한다.


    두 개의 이야기 중, 도선국사는 최씨 처녀는 오이(구슬을 먹는 버전도 있다)를 먹어서 잉태를 하고 주몽은 유화부인이 방안에 들어온 햇살을 받아 임신하는 풍경이 다를 뿐 거의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의 오이와 한 줄기 햇살이 남성성이다. 고려 전기 최응(898~932)의 탄생도 유사하다.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그 집 오이 줄기에 갑자기 참외가 맺혔다. 이웃 사람이 궁예에게 고했다. 궁예가 점을 쳤다. 아들을 낳으면 나라에 불리하니 기르지 말라했다. 부모가 숨겨서 길렀다. 장성하여 왕건의 고려 건국을 도와 각종 벼슬을 역임했다. 참외가 열리지 않고 본래대로 오이가 열렸으면 고려건국이 되지 않았을까?


    여기서의 오이와 참외도 남성성 혹은 잉태를 함의한다. '외쪼기'라는 동화도 있다. 본래 반쪽 사람이라는 설화를 토대로 한 이야기다. 할머니가 태몽을 꾸었는데 빨래터에서 오이 세 개를 건져먹다가 쥐가 반쪽을 먹어버린다. 할머니는 아들 둘을 낳고 이듬해에 눈, , , 다리, 손이 하나인 반쪽 아들을 낳게 된다. 쥐가 먹어버린 반쪽 오이와 반쪽 아이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후 스토리를 다 다룰 필요는 없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할머니의 태몽과 오이다. 이외에도 오이와 관련된 출생설화는 전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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