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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추억
강정식
어릴 적 장마는 긴 기다림이다
물 새는 지붕과 벽면 곰팡이가
전장의 기념비 같은 커다란 지도를
상처처럼 남겨
고단하게 살아가던 궤적으로 쌓였다
우묵 배미 안마당
정강이 넘게 흙탕물이
문지방에 찰랑거릴 때쯤
붉은 기와 용마루에도 틈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고
천장을 적시며 영토를 넓혀가
물받이 그릇이
방 안 가득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강가로 물 구경 갔다
추천인: 이영림(청담스쿠빙다이버동호회)
오라버니들과 함께 서울에서 외가에 가면 전기도 없던 시절, 며칠간 장마 기간은 너무나 심심해서 창밖의 들판만 바라보던 시간이었다. 물장구를 치고 놀던 이웃집 친구들이 집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해의 장마를 지내고 나면 마음이 커지고 키도 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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