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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 (49)

청동북(銅鼓), 이집트의 개구리 여신

특집부
기사입력 2022.07.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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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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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강강술래, 개고리타령을 연습하고 즐기는 소리판이 열렸다. 진도군 지산면 길은리 사람들 (사진= 이윤선)

     

    수교 직후부터 다니기 시작한 중국과 베트남에서 매우 흥미로웠던 점 하나가 있다. 남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북쪽에서 산견되는 청동북이 그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북의 표면에 다수의 개구리 모양을 장식한다는 점이다. 중국 신화전문가 김선자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 좡족(壯族) 사람들은 개구리를 비를 관장하는 천둥신의 딸 혹은 아들로 여겼다.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천둥신에게 보내는 음성 메지지라는 뜻이다. 논의 개구리를 몽땅 잡아먹어버리는 바람에 몇 년 동안 병충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시끄럽다고 뜨거운 물을 뿌렸다가 개구리가 몽땅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흉년이 들어 고통당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좡족 북부지역에서는 매해 설마다 청개구리(마과이, )축제를 연다."


    흥미로운 점은 청개구리 장례 풍습을 재현하면서 한 해 동안 풍작이 들고 마을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는 점이다. 한 해의 시작인 설날에 왠 장례를, 그것도 개구리의 장례란 말인가? 개구리의 겨울잠 현상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베트남의 중부 이북이나 동남아시아 또한 이 문화권과 궤를 같이 한다.


    이집트의 개구리 여신 헤(Heh)나 헤게트(Heqet)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헤케트는 고대 이집트에서 개구리 모습으로 묘사되는 생명과 다산의 여신이다. 나일강의 신 크눔의 부인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고대 헤르모폴리스에서 숭배되던 여덟 신 중 하나이며 여신은 뱀과 융합되고 남신은 개구리와 융합되었다고 설명된다. 의미 독해야 연구자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와 강, 여성과 생식, 생산과 다산, 시작과 풍요를 상징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동양 최고의 신화 복희와 여와를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와(女媧)는 복희와 남매로 나타나지만 성경의 아담과 하와와 유사한 캐릭터다. 여와는 여와(女娃)로 표기하기도 한다. ()는 와()와 상통한다. 개구리의 화신이라는 뜻이다. 달 속의 여신 항아(姮娥)의 원음 섬여(蟾蜍)와 유사하다. 달 속의 두꺼비와 개구리의 출처가 같다는 뜻이다.


    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섬진강 이름의 내력 곧 두꺼비를 말해왔다. 사실 여성성 토대로서의 두꺼비는 개구리와 큰 차이가 없다. 곧 여와를 개구리신, ()의 신, 달의 신으로 풀어도 무리가 없다. 남성성으로서의 삼족오나 태양, 별 등에 대칭하여 여성성으로서의 개구리 혹은 두꺼비와 달, 물고기 등을 주목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구리타령의 이면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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