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멕시코로 팔려 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 안창호 선생과의 만남과 쿠바 이민사를 추가한 '에네껜 아이들'(개정증보판)(서울셀렉션, 2022.06.20.)이 출간되었다.
외세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탓에 피페한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 사람들의 아픔을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로 풀어냈다. 이역만리 멕시코에서 자유를 뻬앗기고 식민민족이 당해야 하는 노예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인들의 참담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원작은 올해의 청소년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 책따세 추천도서, 아침독서 청소년 추천도서, 성장소설 50선(학교도서관저널 선정) 등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개정판은 멕시코 이민자들과 안창호 선생의 만남, 멕시코에서 쿠바로의 이민 여정을 전개하고,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덧붙여 새롭게 내놓았다.
1905년, 덕배와 덕배 아버지, 소녀네 가족, 감초 아저씨 부부 등 조선인 1,033명이 멕시코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태평양을 건너 멀고 먼 나라로 떠난다. 그러나 멕시코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심한 노동에 시달린다. 그제야 일본 사람에게 속아 팔려 온 것임을 알게 된 이들은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고자 조선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하지만 그사이 조선은 일본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농장 감독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소녀를 연모하던 덕배는 소녀의 죽음에 몹시 괴로워하고, 소녀의 동생 윤재는 농장을 탈출한다. 농장에서 계약 기간 4년을 다 채운 조선 사람들은 조선으로 돌아갈 뱃삯을 벌기 위해 메리다 시내로 가지만 그곳에서도 또 다른 시련을 겪는다. 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며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1905년 멕시코로 떠난 이민자들은 자발적 의사로 이주를 떠나간 것이 아니라 일제가 앞세운 일본 앞잡이 조선인들에게 사기를 당해 단기 계약을 하고 다시 고향에 돌아온다는 희망을 가지고 고국을 떠난 힘없는 백성들이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멕시코에 가서 일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사람들은 대부분 문맹이었기에 계약서 내용은 알지도 못하고 멕시코에 도착한다. 이민자들은 낯선 땅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에네껜(용설란)의 칼날같이 날카로운 줄기에 살이 찢겨나가는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대한제국 정부는 일본의 이민회사 인신매매단의 음모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1천여 명의 백성들을 낯선 땅으로 떠나보냈고, 그들이 돌아오려고 했을 때는 이미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에 넘어간 뒤였다. 잔류된 조선인들은 국적도 없이 멕시코에서 고향 갈 날만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그 후 1921년 그들 중 288명이 쿠바로 이주했다.
저자 문영숙은 1953년 충남 서산 출생.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과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검은 바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등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청소년 역사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을 주로 쓰고 있다. 현재 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안중근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며 코리안 디아스포라 작가로 인문학 강연, 롯데크루즈 선상강연을 하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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