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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개고리 개골청 방죽아래 왕개골
왕개골을 찾을라믄 양폴을 뜩뜩 걷고
미나리 방죽을 더듬어
어헝 어헝 어헝 낭 어헝 어라디야
삼대독자 외아들 병이 날까 수심인데
개고리는 머하라 잡나 외아들
꾀아진데 데려믹일라고 잡었네"
강강술래의 여흥놀이 중 하나, 개구리타령이다. 수년 전 나는 이 지면을 통해 강강술래의 남생이놀이를 '천렵(川獵)'놀이로 해석한 바 있다. 삼복더위의 피서놀이 중 고래의 유속으로 남아있는 천렵이 역동적인 강강술래와 묶이면서 그 생동감을 더했다는 주장이었다. '남생이놀이'가 솔가지와 나무젓가락 등의 가사를 통해 간접적인 풍경을 묘사한 것이라면 '개구리타령'은 보다 직접적이다. 농어촌에서 자란 세대들은 익히 기억할 것이다.
미나리 방죽을 더듬고 마을 늪을 헤집어 개구리를 잡던 채렵의 풍경 말이다. 강강술래에 삽입된 여흥놀이 때문이겠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천재교과서 초등4 등)에서도 즐겨 다루고 있다. 남생이놀이와 연행하는 또 다른 버전도 있다.
"개골 되야지골 방주굴에 오리발
오리발을 찾을라믄
미나리방죽을 더듬어라
한산한 세북소리 객귀수심을 도드난 듯
간다못간다 낙누하는 처녀야
내말 듣고서 따라 오너라
청산을 고금에 변함이 없어도
흐르는 물은 흘러가고 오지를 않네"
개구리를 마을 처녀에게 비교하여 설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가사는 모두 강강술래 등의 놀이에 편입되어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연원 깊은 노동요가 있고 심연의 철학이 있다. 노래 중의 외아들과 처녀를 읽는 시선이랄까. 동양 최고의 고전 시경의 심중으로 거슬러 오르는 강강술래놀이의 보다 근원적인 함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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