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휴일의 詩] (86) : 6월 (황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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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86) : 6월 (황금찬)

추천인: 공노원(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 특집부
  • 등록 2022.06.11 07:30
  • 조회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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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산새 (사진=신길복)

 

                                                                                            6

   

황금찬(1918-)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추천인: 공노원(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동토의 땅 사할린 하늘 아래 부모님이 묻히신 유즈노사할린스크 묘지에도 
이제는 나무가지에 푸릇푸릇 새싹이 올라와서 잎이 나고 꽃이 폈겠지....
부모님이 늘 그리워하시던 조국에서, 나는 10번이나 푸른 6월을 바라보고 있다. 
올 봄 코로나19에 걸려서 다시는 못볼 줄 알았던 6월의 신록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앞으로 몇 해를 더 볼 수 있을지....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