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새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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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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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오래된 LP판에는 LP판만의 아우라 같은 것이 깃들어 있다. 그 아우라가, 마치 소박한 온천에 몸을 담근 것처럼 내 마음을 안에서부터 서서히 덥혀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음악 애호가이자 수집가인 하루키가 소장 중인 레코드 486장을 책 한 권에 담아냈다. ‘태엽 감는 새’의 첫 장을 여는 로시니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 ‘일인칭 단수’에서 인상적인 단편소설로 탄새한 슈만의 ‘사육제’처럼 그간 작품에서 주요 모티프로 쓰인 음악을 소개한다. 틀어놓기만 하면 숙면을 취한다는 모차르트 현악오중주 같이 일상 속에서 체험한 에피소드들도 담았다. 지휘자, 연주자에 대한 애정과 LP 물성에 대한 예찬으로 예술에 대한 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하루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클래식을 애청하며 창작의 원천이자 오랜 취미생활로 삼아왔다. 그는 "레코드를 모으는 것이 취미라서 이럭저럭 육십 년 가까이 부지런히 레코드가게를 들락거리고 있다"라고 밝히며 이 책을 시작한다.

"오래된 먼지투성이 레코드를 싼값에 데려와 최대한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내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라며 아날로그 레코드의 물성을 예찬하며 클래식 팬으로서의 애정을 드러낸다.

차이콥스키, 모차르트, 라흐마니노프, 바흐 등 익히 잘 알려진 작곡가들의 교향곡과 협주곡에서 로시니와 비제의 오페라, 들리브의 무용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아우른다. 비첨, 오그던, 마르케비치, 오자와 등 작가가 특별히 즐겨 듣는 거장 지휘자들의 음반은 따로 모아 언급하면서 총 100곡이 넘는 클래식 명곡을 다뤘다.

또 '해변의 카프카'의 베토벤 피아노삼중주 '대공', '노르웨이의 숲'의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 등 그간의 대표작에서 인물 심리와 취향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 곡들도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