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목)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뼛속만으로는 부족하여 누대를 이어
무(巫)를 받아 무(舞)를 전하네
온몸이 악기요 숨마저도 춤이라
보면 흥이요 들으면 눈물겨워
백 년을 기다려야 님의 모습 보려나
창자를 우려내어 토하는 소리는
시김마다 처량하고 마디마디 슬픔이네
한(限)도 연(緣)도 혜량할 수 없는데
사자의 귀성인가 절절함 끝이 없고
그리움 소름 돋아 그대 넋이 분명코나
팔 벌려 비켜서면 바람도 긴장하고
디딤은 거침없어 눈부시게 맵시 나네
두 손의 쌍채는 신명의 여의주인가
사위는 차고 자취는 현란한데
일거일동 흥의 암호 그 누가 풀리
수년 전 김명호씨가 박병천 선생에게 바친 헌시다. 박병천이 누구길래 이런 절절한 헌시를 바친단 말인가? '당골'임을 천명하고 그것을 자랑으로 여겼던 아마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이후 그런 분들이 더러 나왔나 모르겠다. 사실 '당골네'란 용어를 씻김굿을 연행하는 사람들이 용인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비하하는 의미로 쓰였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당골'을 '무당'의 방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용례로는 '당골어메' 등이 있다. 늦동이 아들을 낳으면 명(命) 길게 살라고 당골을 새엄마로 부르게 하는 풍습을 말한다. '단골'로도 표기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당골'로 발음한다. 남도지역에서는 여자 무당을 얕잡아 이르는 말로 사용되어왔다. 결혼한 여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인 '여편네', 늙은이를 호칭하는 '노인네', 소인을 좀 더 낮춰 부르는 '쇤네' 등의 용례가 있다. 하지만 친족 호칭이나 사람 이름 뒤에 붙어 그 집안이나 가족 전체를 이르는 관형어로 쓰이는 예컨대, '언니네', '어르신네', '아낙네', '할마니네' 등의 용례를 보면 그 대상을 더 높여 부르는 말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당골로 불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는 것. '당골'로 호명되었을 뿐 스스로를 당골이라 부르지도 않았고 그렇게 호명받기를 원하지도 않았다. 진도문화원장 박주언이 '뿌리 깊은 나무'에 진도씻김굿 원고를 쓸 때의 일화가 있다. 박병천에게 '당골'이란 용어를 써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함부로 쓸 수 없는 용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허락을 받아 원고를 게재할 수 있었다. 당골이라는 표현이 민감했었음을 보여주는 얘기다. 이처럼 기피하던 호명을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바꾼 사람이 박병천이다. 시김마다 처량하고 마디마디 슬픔인 음악을 평생에 걸쳐 당당하게 연행하다 가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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