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국악신문]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4

한류와 4차 산업혁명(4)

특집부
기사입력 2022.02.22 07:30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20220127043735_2d432b34ab1a1aedcef68ad2bfc63459_n0r9.jpg
    박상진(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과거 한반도가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각축장이 되고 일제강점기, 분단과 한국전쟁,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북핵 위기까지도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1차 대분기(大分岐)라고 하는 산업혁명에 실패하여 부국도 강병도 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됐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2차 대분기라고 하는 4차 산업혁명에 또다시 실패하게 된다면 우리 후손들이 또 어떤 치욕과 불행을 겪게 될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와 북핵위기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만 할 절제절명의 위기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대한민국은 동북아에서 확실한 전략적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그 선택지란 "--일의 연횡과 한--러의 합종(合從)의 균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안타깝게 중단된 한--일의 연횡을 되살려서 동북아가 인류문명의 중심에 우뚝 서는 방법은 한--러의 합종을 통하여 연횡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이들 4강의 관계는 한마디로 견제와 균형이다.

     

    미중관계는 대표적인 견제와 균형관계이다미일관계는 겉보기에는 일본이 미국 쪽으로 쏠린 듯 보인다그러나 그것은 일본 특유의 겉마음(다테마에建前)이다일본의 속마음(혼네本音)에는 원자폭탄과 1985년 9월 미국 플라자호텔에서 엔화 강세를 압박한 플라자 합의의 한()이 서려 있다물론 미국도 이러한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러중 관계는 러시아의 자원과 군사력이 중국의 경제력과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미국의 러시아 제재와 미국의 중국 견제에 대항해 당분간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14억 인구의 중국과 1억 4천만 인구의 러시아가 과거 중국의 영토가 포함된 광대한 극동러시아를 두고 다투게 될 것이다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관계도 복잡하다현재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 열도 4개 섬에 대한 영토분쟁이 언제 사할린까지 번져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김태유 교수는 '한국의 선택'에서 "이상 4강 간의 피할 수 없는 팽팽한 구조적 긴장관계는오히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연횡과 합종의 균형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이것은 그동안 인류문명의 발전 원리와 패권의 비밀을 경제이론과 역사적 실증 작업을 통하여 도출된 결론이다”(김태유 글 발췌)라고 하였다.


    화면 캡처 2022-02-22 113043.jpg
    '한국의 선택'(김태유‧이대식 엮음,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발행)

     

    세계사를 돌아보면 실크로드로부터 지중해, 발트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 새로운 물류를 개척하고 장악한 국가가 세계 문명과 패권을 좌지우지했다. 중국이 명나라의 장수이며 탐험가인 정화((鄭和, 1371~1434)가 개발한 물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그 이후의 비극적인 운명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기운 패권의 축이 반대로 기울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우리 앞에 새로운 물류가 열리고 있다. 바로 가시적으로 북극항로이며, 비가시적이지만 더 큰 의미가 있는 데이터 유통이다.(이대식 글 참조)


    주목할 점은 이 두 가지 새로운 물류 부문에서 한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력한 조력자가 바로 러시아라는 사실이다. 우선 러시아는 북극해 연안의 60%를 차지한다. 북극항로를 통해 부산과 로테르담을 운행할 경우,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한 운항보다 거리는 32%(22,000km15,000km), 운항 일수는 10(4030)을 줄일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극 및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천연 지하자원 광물자원 등을 직송할 수 있는 루트가 새로 생긴다.


    그런데 북극항로는 단순한 경제성 이상의 가치 외에 북극항로에 의해서 인류사상 처음으로 북방과 남방이 연결되는 새로운 본래적 의미의 글로벌 물류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잇는 매개가 바로 북극항로이다. 일본은 벌써 우리보다 이 점을 먼저 간파하여 북극-태평양-인도양을 잇는 가스 물류 벨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2019년 러시아의 북극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인 북극(Arctic) LNG 2 사업에 10% 지분 투자를 결정했고, 북극항로가 본격화될 경우 환적항이 될 극동 아시아의 캄차카항과 유럽 북단의 무르만스크항에 투자를 시작했다. 또한 일본의 사이부가스와 규슈전력(Kyushu Electric Power Co.)2018년부터 노바텍사와 캄차카 환적항과 일본의 규슈 지역의 히비키 터미널(Hibiki Terminal)을 연계하는 논의를 해왔으며, 히비키 터미널에 LNG 벙커링 사업을 시범적으로 하는 방안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동시에 미국, 호주와 연대하여 인도 태평양 에너지 물류 벨트를 구축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201811월에는 미국과 일본, 호주의 주요 정부 당국자들과 금융기관 대표들이 만나 동남아 국가들이 저장탱크, 항만 등 LNG 수입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자고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이 사업에 100억 달러(1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도쿄 등에 LNG 거래소를 만들어 싱가포르를 대체하는 LNG 거래시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일본은 북극-캄차카-히비키-필리핀-아세안-인도로 이어지는 거대한 글로벌 LNG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물류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에너지 부문에서부터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또한 북극항로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며 마치 북극항로를 자국의 내해로 만들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이 서두르지 않으면 단군 이래 처음으로 온 글로벌 물류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한류와 4차 산업혁명(4)’의 내용은 '한국의 선택'(김태유이대식 엮음,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발행)중 김태유 이대식의 글을 인용 및 참조하였습니다.

     

     

     

     

     

     

    경연대회

    경연대회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