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매화 옛 등걸에 봄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염즉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 말동하여라
작품해설
묵은 등걸 매화나무에 봄이 찾아오니
옛날 피던 가지에 매화 필법하련만
봄눈이 어지러이 흩날리니 필지 말지 아리송
작품감상
매화는 절세의 미녀였으며 재주가 비상했고 시문에 능했다.
곡산 원 홍시유(洪時裕)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이 작품엔 매화의 목숨을 앗은 사련(邪戀)이 아픔이 깃들어 있다.
(매화: 조선 영조 조(1724~76). 황해도 곡산 기생)
집권파였던 홍시유는 병신옥사(丙申獄事)에 연루되어 참형을 당하고 그의 정실부인도 목을 맸다. 매화는 홍시유 내외의 장례 후 인생의 허무와 애타는 심사를 시로 남기고 홍시유의 무덤 곁에서 목숨을 끊었다,
죽어 잊어야 하랴 살아 그려야 하랴
죽어 잊기도 어렵고 살아 그리기도 어려워라
저 님아 한 말씀만 하소라 사생결단하리라
시의 주제를 살려 매화 문양지에 민체로 물 흐르듯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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