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수)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본래 농악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가 아니다. 상모를 돌리고 오방색 유니폼을 입으며 사물악기들을 울리는 방식은 근대기에 재구성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차후에 설명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민간의 풍속을 다양하게 포착했던 단원 김홍도나 신윤복의 그림에 왜 현재 형태의 농악이 단 한 번도 그려지지 않았을까. 이상하지 않은가?
농악은 정읍의 신흥종교 보천교를 겪으면서 급속하게 연예장르화 되었고 근대기에 접어들어 발빠르게 연예농악으로 성장하였다. 양옥경은 우도지역 농악의 전문 연예화 과정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근대의 출발로부터 해방 직전까지는 우도지역 농악역사에서 연예농악 형태의 농악 공연문화 형성 시기다. 군악성격을 강조한 내용과 공연 논리로 구성한 공연이 주를 이루었다.
둘째,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 직전까지의 시대는 농악사에서 연예농악의 양식화 및 정형화의 출발 시기다. 가장 상징적인 문화 사건은 농악경연대회의 출현이다.
셋째, 1960~ 1980년의 시간대는 초기 문화산업형 농악 공연양식의 출현과 이와 관련된 향유문화가 형성된 시기다. 여성농악단의 흥망성쇠, 남성농악단의 쇠락, 산업근대화의 침투로 인한 전반적인 민속예술양식의 추락이 있었다.
넷째,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0년대 직전까지의 시대는 무형문화재 제도와 지역 중심주의에 영향 받아 지자체 기준으로 범주화 및 고착화되는 경향을 낳았다. 1980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도농악이라는 포괄적 이름으로 불렸던 농악이 문화재제도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면서 김제농악, 정읍농악 등 지자체 행정단위를 거점으로 삼게 되었다. 그 주요 원인의 하나가 무형문화재제도다. 판소리의 동편제 서편제의 구분법도 그렇지만 좌도농악 우도농악 등으로 나누는 구분법도 조만간 다시 정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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