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성악, 합창, 오케스트라, 영상, 멋들어진 '변사'의 해설까지 보기 드물고 귀한 기획 공연 한 편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랐다. 지난 8일, 10일 총 3회 무대에 오른 '굿모닝 가곡'이 그 주인공이다.
2500여 석이라는 대공연장 특성 때문에 주로 대규모 편성의 클래식 공연이나 티켓 파워가 있는 스타 연주자의 공연만이 주로 열리는 콘서트홀에 '한국 가곡' 공연이라는 젊은이들에겐 다소 낯선 공연이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공연에서 성악가들이 무대에 나와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만 들려주는 기존의 '갈라 형식'에서 탈피, 대형 스크린에 관련 영상을 띄우는 것은 물론 감칠맛 나는 변사의 말재간으로 눈과 귀 모두 쉴 틈 없는 100여 분을 꽉 채웠다.
변사(무성영화 시대 관객에게 내용을 설명을 해 주던 사람)로는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나섰다. 많은 이들이 변사는 한국 최초의 연예인이라고 했다.
김명곤은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가곡의 역사를 "~하는 것이었다"라는 변사 특유의 어투로 제대로 소화하며 관객을 웃고 울렸다. 갈라 형식으로만 진행됐다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을 공연에 활기를 제대로 불어넣었다.
'3·1운동과 새로운 장르의 노래인 가곡의 탄생', '중일전쟁과 한국가곡의 빛과 그림자', '광복과 한국가곡의 새로운 출발', '6·25전쟁의 비극을 가곡으로 승화', '아름다운 강산,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가곡을 노래하다' 등의 소주제로 진행된 공연에서 김명곤은 각각의 주제에 맞는 복장을 하고 등장해 당시의 시대상과 이에 따른 가곡의 부침,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사실 올해는 가곡이 탄생한 지 약 100년이 됐다. 한국근현대음악사 연구자인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가곡은 1920년 일제강점기 치하 민족의식의 지각과 함께 새로운 예술운동의 하나로 시작됐다. 식민 치하의 시름을 잃고 민족의 혼을 고취시키기 위한 조선의 정서가 담긴 노래"라고 설명했다.
가곡은 우리의 시를 노랫말로 해 음을 붙인 음악이다. 유럽, 특히 독일에선 '리트'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해 아리아만큼의 위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에선 계보는 이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과 기억에선 많이 잊혀진 것이 사실이다.
바로 예술의전당이 이 공연을 준비한 이유다. 공연은 의도대로 대성공이라 할 만하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부터 '우리 가곡 부흥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8월 전국의 성악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가곡축제'를 열었고, 이번 공연 역시 가곡을 소재로 한 '굿모닝' 시리즈의 하나다.
출연 성악가들의 구성은 원로 성악가인 소프라노 박미자, 바리톤 고성현부터 중견 성악가 바리톤 양준모, 신진 성악가 테너 김현수('팬텀싱어'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 등까지 나이대를 고려해 고루 배치한 것으로 보였다.
원로 성악가들은 오랜만에 가곡 무대를 선보이며 말 그대로 무대를 날아다녔다. 특히 박미자의 짧은 연기와도 같은 무대 끝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전반적으로 클래식 공연에선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박수가 관객석에서 힘차게 터져 나온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감동에 찬 환희의 박수가 무대로 전달됐다.
곡의 면면도 대부분 익숙했다. 어린 시절 동요로 혹은 동네에서, 편곡돼 대중가요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곡들이었다. '봉선화'(김형준 시, 홍난파 곡), '어머니의 마음'(양주동 시, 이흥렬 곡), '산유화'(김소월 시, 김순남 곡),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 최영섭 곡)…
60~80대 어르신들에겐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기에 넘치는 공연이었다. 실제로 예술의전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타 공연에 비해 관객의 연령층이 훨씬 높았다. 이 때문에 평소와 다르게 현장 매표 줄도 길었다는 후문이다.
관계자는 "금요일 공연 얘기를 듣고, 토요일 공연에 어르신들이 낮 공연 때 엄청 오셨다. 요즘 클래식 공연은 인터넷에서 예매하고 와서 수령만 한다. 근데 어르신들이라 자리를 직접 보고 고르신다고 1, 2번 창구애 줄이 엄청났다.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원주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김광현이 맡았다. 연주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합창은 노이오페라코러스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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