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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 정창관의 신보유람 & 명반유람 56

창부타령으로 천하를 진동시킨 <전태용선생 경기소리판> - 유작모음-

특집부
기사입력 2021.09.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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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창부타령으로 천하를 진동시킨 <전태용선생 경기소리판>, (2000년 예술기획탑 TOPCD-031)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이런 말이 있다. "경기소리는 창부타령 몇 소절만 들어보면 그 소리꾼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다.” 창부타령은 경기소리의 대표적인 곡으로 경기소리꾼이 음반을 출반할 때 꼭 들어가는 민요이다. 창부타령은 서울굿의 창부거리에서 무당이 부르던 무가가 소리꾼들에 의해 통속민요가 된 것이다.

     

    이 음반에는 ‘창부타령’ 외에 ‘노랫가락’ 4곡, ‘청춘가’ 2곡, ‘뱃노래’, ‘사발가’와 ‘경기시나위’, ‘경기도살풀이’ 등 모두 17곡이 수록되어 있다. 1번 트랙의 ‘창부타령’은 지갑성 명인의 1971년도 회갑연에서 녹음한 음원인데 장구는 지갑성 명인이 잡았다.

     

     지갑성 명인의 추임새도 명연이다. 12, 13, 14, 15트랙의 ‘노랫가락’, ‘청춘가’, ‘사발가’, ‘창부타령’은 김점석 선생의 1973년 생일잔치에서 부른 노래들이다. ‘경기시나위’(1987년)와 ‘경기도살풀이’(1988)에서는 명인이 징을 담당하고 있다. 음반 해설서에 실린 이보형, 최종민, 이자균, 노재명의 글들은 전태용 명인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전태용 명인(1922~1991)은 경기도 영종군 출신으로 소리뿐만 아니라 해금과 피리의 대가이다. 전 명인은 굿판에서 아버지의 소리를 배워 독특한 자기만의 소리세계를 완성하였으며, 오랫동안 KBS방송국에서 전속악사로 활동하였다.

     

    창부타령에 관해서는 국악애호가들 사이에는 "이 음반을 듣지 않고 창부타령을 논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창부타령은 무대에서 부르는 정형화된 창부타령이 아니라 옆집 아저씨가 약주 한 잔을 마시고 부르는, 이따금씩 가사도 얼무버리는 창부타령이지만, 전태용 명인의 즉흥성이 강한 창부타령의 매력에 빠지면 다른 창부타령은 멋이 없어 들을 수가 없다.

     

    일반 소리꾼이 부르는 민요창이 아니고 판소리와 같이 복잡한 시김새와 부침새를 읽어나가면 소리를 높이 들고 나가기도 하고 깊이 숙이기도 하면서 그 변주가 어찌나 절묘한지 누구도 그 흉내를 내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경기소리꾼이 전태용 명인의 창부타령 스타일로 노래하려고 시도하지만, 아직 그 멋에 가까이 도달할 소리꾼은 없는 것 같다.

     

    전태용 명인의 이 음반, 복각반으로 음질은 양호하지 못하지만 반가에 반드시 있어야 할 명반이다. 출반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구할 수 있다.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TOPCD-03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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