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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아리랑의 진화, 악극 ‘윤희순 안사람 의병가’
‘안사람 의병가’ 정신 주제 악극
기연옥, 서사를 주도하는 주인공 윤희순 의병장으로 분
지역성, 단체 결성 취지, 작품 주제 일치
“1회로 막을 내리는 것, 아쉬움 크다”
최초의 여성의 의병장 윤희순은 노래를 지어 주변 여성들을 각성시켰다. 바로 ‘안사람 의병가’ 이다. 초두는 이렇다.
"아무리 왜놈들이 강성한들
우리들도 뭉처지면 왜놈잡기 쉬울세라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사랑 모를소냐
아무리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 없이 소용있나
우리도 나아가 의병하러 나가보세”
‘아무리’가 세 번이나 강조된 이 ‘안사람 의병가’. 노래의 정신을 주제로 한 악극이 막을 오렸다. 1907년 정미의병이 일어나자 의병에 나선 집안의 여성으로, 군자금 모집, 화약제조를 위해 인근 마을 여성 30여명을 규합하여 여성의병단을 조직하였다. 일제의 탄압으로 국내 활동이 여의치 않자 시아버지 유홍석과 남편 유제원을 따라 아들 3형제를 데리고 중국으로 갔다. 이후 교육활동과 양세붕이 이끄는 조선혁명군과 연계하여 항일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세 아들과 떨어져 살며 고문으로 잃는 등 일제에 고초를 겼었다. 거치른 중국에서의 15년 활동, 1935년 여사는 한만은 한을 품고 8월 1일 세상을 떠났다.
금년 8월 29일은 여사의 순국 86주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여 여사가 지어 유포한 의병가(義兵歌) ‘안사람의병가’를 주제로 악극 ‘강인한 꽃 윤희순’이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이사장 기연옥)이 춘천문화재단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무더위와 싸우며 연습을 하여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지역성과 단체 취지와 작품 주제가 일치하는 돋보이는 활동이다.
악극 ‘강인한 꽃 윤희순’은 우선 기존의 아리랑과 민요 그리고 춤으로 구성된 공연 중심에서 보존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하고 전문 극단 단원들이 함께하는 악극(樂劇) 형식이다. 이 점에서 한껏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특히 주인공 윤희순 여사 역을 맡은 기연옥 이사장의 활동이 돋보였는데, 대사(臺詞) 소화는 물론, 주인공으로서 서사를 주도하며, 각종 노래까지 주창(主唱) 하였기 때문이다.
극의 주제와 서사는 명료했다. 윤희순 여사의 결기로 주변 여성들을 설득시켜 동참하게 하고, 일제 앞잡이로 나선 껄렁패 남편과 그 아내의 갈등, 용서를 통해 다시 의병단을 결속시키는 과정을 그려냈다. 서사의 의미 있는 대목은 여자 의병단인 아내의 의지로 나라 팔아 돈을 챙기는 남편의 활동을 전복(顚覆)시킨 것이다. 여성의병단의 활동은 일부 남편들의 허랑한 의식과 밀고활동으로 살기를 꾀하는 남편을 감화시켜 항전에 가담케하게 한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여성의병 활동에서 발견하지 못한 진실이다. 이 주제 의식은 이 극의 문학성의 높여 주었다.
서사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었다. 극 진행에 따라 맥락에 기여하는 아리랑과 민요가 서정을 부여했다. 모두 보존회 회원들이 주도했다. ‘국문뒷풀이’ ‘봄은 오는가’ ‘홍천아라리’ ‘안사람의병가’ ‘춘천 목화따는 소리’ ‘춘천장타령’ ‘춘천의병아리랑’ ‘춘천모심는 소리’ ‘강원도아리랑’이다. 그리고 희생된 의병들을 진혼하는 독무(獨舞)도 눈길을 끄었다.
관객으로 함께한 서예가 정광옥선생과 김분호선생은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는 참으로 성실한 문화단체로, 이번 작품은 성실한 연습의 결과로 감동이 컸다. 오늘 못 본 분들에게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아쉽다.”고 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으로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과 단 1회로 막을 내리는 것의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기획 기연옥, 연출 백형민, 극본 송정미, ‘안사람의병가’ 작곡 정기훈, 고증 엄찬호, 변사 이혁종, 그리고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 회원과 풍물패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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