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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잡가(雜歌)는 전통사회에서 전승되어 조선 말기에서 20세기 초에 특히 성행하였던 노래의 하나로서 전문예능인들의 노래, 곧 기생·사당패·소리꾼과 같은 전문가들이 긴 사설을 기교적 음악어법으로 부르는 노래다. 불리는 지역에 따라 경기잡가, 서도잡가, 남도잡가로 나눈다. 경기 12잡가는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에서 불렸던 잡가로 앉아서 부르며, 좌창 또는 긴잡가라고도 한다. 가사내용은 판소리처럼 서사적 이야기이고, 처음에는 ‘유산가·적벽가·제비가·집장가·소춘향가·선유가·형장가·평양가’ 등 8잡가였으나 후에 잡잡가인 ‘달거리·십장가·출인가·방물가’ 등 4곡이 더하여 12잡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기 있는 경기소리꾼, 회심곡과 아리랑의 소리꾼인 고하 김영임 명창이 12잡가 음반(2CD)을 출반하였다. 지난 6월 14일에 공연한 ‘12잡가 발표회’의 실황으로 제작한 것이다. 반주는 윤재영 고수가 맡았다. 음반에는 ‘적벽가’를 처음으로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2005년에 김영임 <경기 12잡가>(2CD)를 출반하였으니 16년 만에 선보이는 2번째 경기 12잡가 음반이다.
김영임 명창은 경기민요의 큰 어른인 이창배, 정득만 명창에게서 잡가와 시조 등을 사사받았고, 묵계월 문하에서 오랫동안 경기소리를 사사하였다. 경기 12잡가는 1974년에 ‘경기민요’라는 종목명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되었으며, 묵계월·이은주·안비취 명창이 첫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김영임 명창은 현재 제57호 전승교육사(이전 준보유자)이다.
해설서에는 2005년 <경기 12잡가>의 글들을 일부 게재했지만, 아주 자세하다. 12잡가에 대한 권오성 교수의 해설은 영어, 일어, 중국어로 번역되어 있고, ‘12잡가의 전승과 녹음’은 배연형 문학박사 글로 수록되어 있다. 지난 6월 14일의 완창발표회 공연과 출반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의 축하 글도 보인다. 그 만큼 김영임 명창이 대중들에게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다.
사실 12잡가는 민요의 최고봉이지만 대중과는 좀 떨어진 분야이다. 이제 경기민요의 대가, 회심곡의 대명사인 김영임 명창의 귀에 익은 미성으로 듣는 12잡가는 대중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음반도 아주 착한 가격으로 다가온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ENEC-096&page=1
* 2005년 출반 <경기 12잡가>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NSC-146&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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