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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아침
구광렬(1956~)
원죄가 따로 없구나
못난 놈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드신 미역 값을 하는지
나만 믿고 졸졸 따르는 병아리 같은 자식놈들께 자신 없고
당신 없으면 못 산다는 속고 사는 아내에게
모두에게 죄 짓고 사니
생일날 아침은 왠지 쑥스럽고 미안하다
입속에 씹히는 미역 한 줄기에도 쑥스럽고
출근길 밟히는 잡풀하나에도 미안하다.
추천인: 기찬숙(벤처아리랑 운영자)
"10여 년전 지인에게 받은 생일 선물 시이다.
화자가 남자이라서 그리 좋아하는 시는 아니지만
성찰과 자기 고백이 주제라서
때 되면 한 번씩 곱씹어보는 시이다.
아, 오늘 생일 맞은 사람. 이 시 선물로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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