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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용산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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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뉴스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시대 개막

  • 김지연
  • 등록 2005.10.25 17:59
  • 조회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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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석 규모 공연장‘용’ 개관, 박물관 연말까지 관람 무료

미국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워싱턴의 스미소니언박물관,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바티칸의 바티칸박물관, 이들 박물관에 버금가는 박물관이 용산에 새 터전을 잡는다. 1996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일제시대의 잔재인 총독부 건물이 철거된 후 경복궁 내에 임시 둥지를 틀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철거된 지 10년만인 오는 10월 28일 용산시대를 연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태어나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여타의 박물관에서는 찾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박제가 되어 말을 잃은 유물뿐만 아니라, 숨쉬고 말하고 움직이는, 생생한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극장 용(龍)’이 개관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세워진 용산은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중심. 북 으로는 민족공원이 들어설 미군기지, 남산의 녹지공간, 조선 왕 조 5대궁과 연결되고, 남으로는 한강, 국립중앙도서관, 예술의 전당과 이어지는 한 가운데 있다.전통 성곽개념을 재현, 건물 전면의 길이가 404m에 이르는 웅장 한 박물관의 위용은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보는 이를 압도한다.

부지면적 9만2936평에 연건평 4만616평, 규모로 세계 6위다.
만남의 집을 지나 ‘거울못’을 오른쪽에 두고, 성벽처럼 생긴 진입로를 오르면 수천 평 규모의 탁 트인 ‘열린 마당’이 나온다. 박물관의 주출입 공간으로, 한국 고유의 대청마루에서 기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지붕은 있지만 벽은 없고, 실내는 아니지만 실외도 아니다. 빛과 그림자가 서로 넘나들며 교감하는 초월적인 공간이자 안과 밖을 연결하는 완충의 공간. 지붕 아래로 북한산과 남산이 그림처럼 보이는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나 축제가 열린다.

이 마당을 중심으로 동쪽(동관)에는 상설 전시관이, 서쪽(서관) 에는 사무동과 도서실, 어린이 박물관, 교육 시설 및 전문 공연 장 등 편의시설이 배치돼 있다.
50여개에 이르는 전시관 관람은 ‘열린마당’을 지나 ‘으뜸홀’ 로 들어서면서 본격화한다.
외벽을 둘러싼 화강암과는 달리 내부는 터키에서 들여온 황토색 라임스톤으로 처리, 격조 있으면서도 편안하다. 박물관 내부 마감재로 터키산 석재를 사용한 것은 “황토색에서 한국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세계적인 박물관”을 지향했기 때문이란다. ‘으뜸홀’ 과 전시공간을 연결하는 복도 ‘역사의 길’은 최첨단 전자제어 장치를 적용한 자연채광 시스템을 채용했다. 계절과 시간별 태양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 최대 자연광을 반사경으로 비추고 순수한 가시광선만 투과시켜 자연광을 연출하는 첨단 특수채광시스 템이다.
최첨단 IT기술을 도입한 것은 채광 시스템뿐 아니다. 용산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IT한국을 대표하는 첨단 IT박물관이라는 것 이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 안내 시스템이다. 박물관이 준비한 개인휴대단말기(PDA)와 MP3 플레이어 재생기를 대여 받아 전시품 앞에 서 면 자동으로 해당 전시품 정보가 안내된다.
PDA와 MP3가 전시품 위에 설치된 적외선 발생장치와 전시품에 대 한 정보를 주고받아 관람객에게 화상과 음성으로 전시물에 대해 설명하는 시스템이다. 전시실의 조명 또한 빛만 들어가고, 열은 배제하는 광섬유 조명을 사용했다.

지난 28일 전문가와 기자들을 불러 사전 체험 및 평가회를 가진 박물관 네비게이터 서비스도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최근 일반화되고 있는 차량 네비게이션과 유사한 개념의 모 바일 서비스. 관람객에게 전시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관람객의 현 위치와 최적화한 관람동선에 관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박물관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 상설 전시실을 대략 훑어보는데만 11시간, 거리로는 4㎞에 이른다.

하지만 모바일 단말기가 추천하는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2시간 정도의 관람으로 주요 전시품을 살필 수 있다. 특히 박물관을 처음 찾는 관광객이나 수학여행 온 학생들에게 유용한 시스템이다. 박물관측은 시간이 없는 관광객을 위해 명품 100선 코스, 수학여행온 학생을 위한 수학여행 100선 코스, 어린 이와 함께 온 가족관람객을 위한 어린이 안내코스 등 모두 12종 의 추천 코스를 준비 중.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배려한 어린이 박물관도 새 박물관의 자랑이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면 석조물 정원이 기다린다. 보신각종과 전국의 폐사지에 흩어져 있는 각종 탑이나 불상들을 전시한 야외 전시장 겸 산책로다. 용산가족공원과 연결된 박물관 야외 공간에는 가족과 연인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각 종 편의점과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다. 성벽을 닮은 박물관 이 비치는 ‘거울못’도 박물관의 명물이 될 전망이다.

극장 용은 1323평의 공간에 870석의 좌석을 갖춘 2층짜리 복합공연장으로 앞으로 클래식과 국악, 무용 연극 뮤지컬 분야의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예술단체들의 작품을 연중 공연한다. 유물전시와 공연을 함께 선보여 관람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이 극장은 개관 기념으로 오는 10월 21일 프리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31일 까지 150여개의 작품을 올리게 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작발레 ‘심청’(10월 21~22일),금난새가 지 휘하고 첼리스트 정명화가 협연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10월 28일),’은발의 디바’로 불리는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 독창회(10월 30일) 등이 꼽 힌다. 벨기에 페리아 뮤지카의 서커스극 ‘나비의 현기증’(11월 4~13일)도 아시아에서 초연된다. 무용가 안은미의 신작 ‘렛 미 텔 유 썸딩’(11월 18~19일),궁중무용의 재발견 ‘정 재’(21일 오후 7시 30분),강동석과 골든앙상블 연주회(11월 23~24일) 등 도 선보인다.

이 극장을 운영하는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의 박형식 사장은 “교육과 놀이를 겸한 에듀테인먼트 공간을 창출해 따분한 박물관 이미지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 국립중악박물관은 미군시설까지 완전히 이전하면 용산 일대는 민족공원, 전쟁박물관, 용산가족공원등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서울 도심

최대의 자연녹지공간이자 문화예술명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문의 : 02) 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