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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헌 고서점 호산방 주인, 완주 책박물관장
「책박물관 – 삼례 박대헌」
책례冊禮 - 책씨를 뿌리는 사내가 있다.
그는 책 속에서 산 날이 더 많다.
책농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심례心禮 – 책 나무가 자라도록 애쓰는 사내가 있다.
그는 책 숲을 거닐며 논다.
책꾼 몸짓에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
창례創禮 – 책 열매 거두는 꿈에 부푼 사내가 있다.
그는 책신처럼 책마을을 지킨다.
책달인 경지에서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세명대학교 이창식 교수가 2013년 내게 보내온 시다. 그는 내가 영월에서 무엇을 하고 싶어 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삼례에 거는 기대도 컸으리라.
2013년 6월 5일 책박물관이 영월에서 삼례로 옮겨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삼례책마을의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볕이 잘 드는 이층 서재에 수천 권의 장서를 갖추고 책속에 파묻혀 살았으면 하던 것이 내 십대 후반의 꿈이었다. 이때부터 고서수집에 뜻을 두더니 1983년 서른 청년에 고서점 호산방을 차리고, 1999년엔 영월에 폐교를 빌려 영월책박물관을 세우고 잘 나가던 광화문의 호산방도 모두 그곳으로 옮겼다.
그 후 2010년 12월 영월책박물관 문을 닫고, 호산방을 서울 프레스센터로 옮겼다. 파주 출판도시와 인사동을 거치는 사이 2013년에 완주군 삼례읍에 책박물관을 옮겼다. 그리고 2015년 8월 호산방 마저 삼례로 옮기고 책마을 사업에 매진했다.
그러는 동안 『서양인이 본 조선』『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고서 이야기』『한국 북디자인 100년』등 네 권의 책과 몇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여기에 30여 차례의 고서 전시를 기획하였으니 40년 세월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책과의 모진 인연이다.
현재는 삼례책마을에서 세 개의 전시를 동시에 기획하여 전시 중이다. 책박물관의 <문자의 바다-파피루스부터 타자기까지> 그림책미술관의 <요정과 마법의 숲> 삼례문화예술촌의 <프랑스와 예술의 혁명>전이 그것이다.
<문자의 바다-파피루스부터 타자기까지>는 인류 최초의 문자인 고대 오리엔트 쐐기문자를 비롯하여 이집트의 파피루스, 인도네시아 바탁족의 골각문자, 아메리칸 인디언의 암각 그림문자와 세계 여러 나라의 필사본, 타자기 등 모두 186종 2,775점의 전시이다.
<요정과 마법의 숲>은 그림책미술관 개관기념으로 준비했다. 1940년대 영국 동화작가 그레이브스(G. Graves)의 미간행 타자 원고와 아일랜드의 나오미 헤더(Naomi Heather, 1911~1989)의 원화 전시다. 책도 출간했다.
<프랑스와 예술의 혁명>전은 제1부‘초현실주의 탄생과 사랑의 폭주-아폴리네르와 그의 연인 마리 로랑생’ 제2부 ‘나폴레옹과 「조선 서해안 항해기」’ 제3부 ‘그대 프랑스 화가들의 반란’으로 구성되었다. 아폴리네르 관련 희귀 도서와 세잔과 외젠 부댕 등 벨 에포크 시대의 오리지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유물은 모두 호산방 소장품이다. 나는 전시를 통해 ‘책이란 무언인가’ 말하고 싶었다.
이제 '박대헌의 고서 이야기'(2000.09. 09~2021.06.02/총 39회)는 여기서 끝을 맺는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신 '국악신문'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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