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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악한마당] 오월 가정의 달, 가족과 사승 관계 예인들의 애틋한 무대
사제, 부자, 자매, 부부 등 끈끈하고 애틋한 무대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융합 '추다혜차지스' ,'곽동현과 슈퍼밴드'
민속문화 버꾸춤의 역동적 춤사위 발산
지난 15일(토) 방송된 KBS1 국악한마당에서 오월 가정의 달 특집, 가족과 사승관계로 맺어진 예인들을 초청하여 ‘예인동행(藝人同行)’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예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하나로 뜻을 모은 예인들이 무대에 올라 협연과 조화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첫 순서는 스승과 제자들의 합주였다. 스승인 이종길과 제자들로 구성된 가야금앙상블 ‘춘호가랑’이 ‘웃도드리’와 ‘최옥삼류 가야금산조’을 선보였다. ‘웃도드리’는 아악(雅樂)의 ‘밑도드리’를 한 옥타브 올려 변주한 곡으로 경쾌한 주선율이 반복되는 것이 돋보였다.
다음으로 스승의 장구 반주에 맞춰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였다.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구성한 우조 가락 위에 무겁고 절제된 주법이 두드러졌다. 사제의 깊은 정과 어울림이 절로 전해지는 무대였다.
이어 곽수은과 제자들로 구성된 가야금연주단 ‘라온G’의 앙상블이 무대에 올랐다.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리스트(Liszt, 1811~1886)이 편곡한 ‘Soirees Musicales: La Danza’를 25현 가야금에 맞게 해석하여 기교가 돋보이는 속주와 다채로운 가락이 감탄을 자아냈다.
두 번째 순서는 가족의 정과 끈끈함이 절로 느껴지는 무대들이 준비되었다. 먼저 대금 명인 원장현과 아들 원완철이 등장하여 대금산조를 연주하였다. 전라도 지역의 시나위와 판소리 더늠을 토대로 구성되어 유장함이 돋보이는 산조였다. 무대 오른 편에는 왼손잡이 아버지가 아들 쪽으로 고개를 돌려 연주하고, 반대편에서 오른손잡이 아들이 아버지 쪽을 보며 대금을 부는 모습에서 부자지간의 돈독함이 절로 느껴졌다.
이어서 판소리 자매 김란이, 김미소가 무대에 올라 춘향가 중 ‘어사 장모 상봉 대목’을 분창(分唱)하였다. 다채로운 전조와 극적인 감정선이 돋보이는 ‘만정제’의 특징을 살려 불렀는데, 몽룡으로 분장한 언니가 고수와 주고받고 월매를 맡은 동생이 고수와 주고받고, 또 자매가 마주보며 부르는 모습이 익살스럽기가 그지없었다.
다음으로 거문고 연주자 이재하와 전통무용수 임동연 부부의 ‘연락(聯樂)’ 무대가 준비되었다. 거문고 산조를 바탕으로 창작한 춤으로 예술가이자 동반가로서 함께하는 부부의 인연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거문고의 희노애락 선율에 맞추어서 무희가 희희낙낙 주고 받는 모습에서 부부의 연을 뛰어넘어 예인의 길을 동행하자는 깊은 신뢰와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 순서는 서로 다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이 무대를 장식하였다. 먼저 ‘씽씽밴드’ 출신의 소리꾼 추다혜를 필두로 뭉친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차례였다. ‘에헤리쑹거야’는 황해도 뱃굿에서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던 무가인 ‘쑹거타령’을 레게 장르로 재해석한 곡으로 간결하면서도 흥겨운 가창과 함께 베이스의 간결한 약박 연주,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었다.
이어 ‘곽동현과 슈퍼밴드’가 민요 ‘쾌지나칭칭나네’를 재창작한 곡을 선보였다. 원곡의 메기고 받는 형식을 소리꾼과 밴드가 주고받는 형태로 해석하여 참신한 것만을 추구한 기계적 융합이 아닌, 전통과 현대 음악의 조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꿈나무 한마당 차례에는 가야초등학교 5학년 남정음 양이 ‘늴리리야’와 ‘는실타령’ 두 곡을 불렀다. 어린이의 밝은 표정과 경쾌한 목소리가 무대의 신선함을 더해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국악영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날 휘날레는 천안시립풍물단의 ‘버꾸춤’이 장식하였다. ‘버꾸춤’은 전남 완도군 금당면에서 전승되는 풍물굿의 농악놀이를 무대화한 춤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춤사위와 버꾸를 돌리고 치는 화려한 북 장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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