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KBS 국악한마당] 생명력 넘치는 '삶의 노래, 땅의 노래'
영남민요의 진수, ‘아부레이수나'와 ‘캥마쿵쿵 노세’
남도민요의 진수, '남도 들노래'
함경도민요의 진수, ‘신고산타령’과 ‘궁초댕기'
지난 3일(토) 방송된 KBS1 국악한마당에서 ‘삶의 노래, 땅의 노래’라는 주제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요를 재현해 내는 무대가 펼쳐졌다.
첫 무대는 ‘예천통명농요보존회(국가무형문화제 제84-2호)’가 경상도의 향토민요를 선보였다. ‘예천통명농요’는 예천군 통명리의 노동요로서 모내기와 논매기 및 다양한 형태의 8개 소리로 구성돼 있다.
영남민요의 독특한 맛이 담긴 후렴구와 힘찬 선후창으로 구성된 ‘아부레이수나’, ‘도움소 소리’, ‘캥마쿵쿵 노세’을 선보였다. 고된 농사일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 힘을 북돋으려 했던 조상들의 지혜와 멋을 보여주었다. 아부레이수나는 외국 음악가에서부터 많은 음악가들이 편곡을 해서 불려지고 있다.
논매기를 끝낸 후 잔치를 하러 마을로 돌아올 때 부르는 ‘캥마쿵쿵 노세’ 차례에서는 "KBS에 오신 손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만수무강 하십시오.” 같은 즉흥적인 노랫말로 몰입을 더했는데, 무대 중앙에 두고 소 모형을 상머슴을 태운 뒤 흥겨운 농악 반주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무대는 전라도 지역의 향토민요 차례였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리꾼 김용우가 스승인 조공례 명창이 불렀던 ‘남도 들노래(국가무형문화재 제51호)’를 복원, 재해석하였다. ‘남도 들노래’는 진도군 인지리의 논농사 노래로서 모찌기, 모심기, 논매기, 장원질의 4가지 노동과정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 ‘모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질꼬내기’를 차례대로 소리꾼 허정승과 함께 주고받으며 불렀다. 호남 지역의 보편적인 ‘상사소리’와 다른 ‘긴상사소리’와 ‘자진상사소리’의 선율을 잘 드러내면서, 흥겨운 장단과 춤사위로 농사일의 능률을 높이고 고단함을 잊고자 했던 옛 조상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서 남도민요의 ‘오곡타령’으로 무대를 몸을 들썩이는 무대를 장식했다. 오곡타령은 조선 후기 유랑예인집단인 ‘초라니패’가 주로 불렀던 타령으로 ‘산타령’, ‘매화타령’, ‘방아타령’, ‘도화타령’, ‘꽃방아타령’ 등 다섯 곡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에서 ‘방아타령‘, ’도화타령‘, ’꽃방아타령‘을 불렀다.
다음으로 김용우가 25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채집한 뒤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민요를 열창하였다. 함경도 민요의 ‘신고산타령’과 ‘궁초댕기’, 1920년대 신민요의 일종인 ‘희망가’를 클래식과 재즈 등 다양한 음악장르로 변주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꿈나무한마당’ 코너에서는 양준모 어린이(양도초등학교 6학년)가 출연하여 판소리 ‘흥보가’의 ‘돈타령’을 앳되지 않은 목소리로 불러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는 2020 KBS국악대상 무용상을 수상한 무용가 장인숙의 김경란류 ‘구음검무’와 ‘살풀이춤’이 장식하였다. 구음검무는 진주검무의 전통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구음 반주에 맞춰 독무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섬세한 춤사위가 돋보였다. 이어진 ‘살풀이춤’에서는 빠르게 몰아가는 자진모리장단에서 끊임없이 곡선을 그리는 수건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남도민요, 영남민요, 함경도 민요를 동시에 감상하면서 각각 다른 멋과 흥에 빠져보는 신명나는 무대였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