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목)
이용수(판소리 이수자, 서울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교수)
참으로 걱정이 된다. 머지않아 일어날 일이 눈에 환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은 앞으로 계속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우선 중국부터 따져보자. 중국은 무서운 나라다. 몇년 전 사드보복 하는 것을 보라.
그들은 그간 동북공정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땅도 이미 자기들 수중으로 들여놓고 있다. 자신들의 땅 안에서 일어난 역사는 모두 자기네의 것이라고 하고 만리장성도 확장하여 다시 만들어 놓고, 이제는 한강 이북은 자기네의 지배를 받았던 제후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고사도 왜곡하고 있다. 몇 년 전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미국대통령에게 이미 그런 뜻으로 자신 있게 말하지 않는가? 우리의 상고사도 자기들 위주로 만들고, 우리의 배달환국의 조상인 태호복희씨, 신농씨, 치우천황도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군상마저도 크게 만들어 놓고 자랑하고 있다.
아리랑도 자신들의 문화재로 등록하고, 한복도 자기네 옷이라고 하고, 또 요즘은 김치도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의 민족음악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까지 자기네들의 문화재로 등록하여 놓았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문화를 뺏을 시초가 되는 것이다. 우리네의 조상인 태호복희씨가 만든 8괘의 태극기도 앞으로는 자기네 조상이 만든 것이니 우리가 쓰지 못하게 할 것이고, 우리의 판소리도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할 것이 틀림없다.
왜냐? 판소리는 대대로 내려오면서 우리 선조들이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여 범세계적으로 글로벌하게 만들어 놓은 문학의 보고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대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9000년 전부터 내려온 반고니 노고할미니 하는 모든 신화적 인물은 물론 앞에서 거론한 환인시대, 환웅시대, 단군조선 시대의 7,200년 우리 조상의 인물들이 다 나오고 중국의 요임금, 순임금을 비롯하여 우, 탕, 주문무 등 군주와 영웅시되는 인물들이 다 등장한다. 아시아의 역사이기도 하고 세계 역사이기도 하다. 역사뿐만이 아니라 문화와 정신세계의 모든 영역까지를 총괄한다.
철학가와 시인 등 잘 알려진 인물은 물론 지리적으로도 치우천황시대 우리가 지배하고 살았던 중국대륙 전역은 물론 아시아 남방전역과 한반도를 다 대상으로 하여 소설과 판소리로 만든 것이다. 수궁가는 인도의 불교이야기 ‘전등신화’에서 시작하여 중국 남해바다를, 적벽가는 중국의 적벽강에서 시작하여 오, 위 촉 3국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역사적 사실 외에 판소리 속의 해학과 세세한 작품구성은 모두 우리 식으로, 흥부가와 심청가도 중국 일대와 한반도를 대상으로 지역과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설정하였다.
물론 춘향가는 주로 한반도와 남쪽지방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고. 이제 중국은 그럴 것이다. 판소리 속의 인물과 지역의 소재가, 그리고 한시를 비롯하여 문화적인 요소가 주로 중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판소리는 자기들이 만든 중국의 것이라고 언젠가는 주장할 것이다.
지금 우리 판소리 하는 세대가 가고 조용해지면 반드시 그럴 것이다. 중국의 문화가 오래 전부터 이렇게 훌륭했다고 선전할 것이다. 진짜 판소리 속에는 어마어마한 우주가 다 들어있고, 모든 세계의 문학과 음악이 다 들어있는, 그래서 우리 민족이 앞으로 먹고 살아갈 콘텐츠의 보고인 것이다.
보아라, 판소리의 위력을!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지금 BTS의 한류에 이어 ‘이날치밴드’의 ‘범 내려온다’가 전 세계 젊은 층의 유튜브 3억 뷰를 달성하여 또 하나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 한국의 방송국마다 진행되는 트로트의 참가자들 중에 잘한다는 평을 받은 참가자는 예외 없이 그간 판소리로 목청을 틔웠거나 목구성을 제대로 잘하는 경연자였다. ‘범 내려온다’는 수궁가를 그대로 옮겨 춤과 함께 공연한 것이 히트를 친 것이지만 주요 원인은 바로 그 장단이 바로 우리 민족에게만 있는 ‘엇모리장단’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린이 시절 ‘땅따먹기’놀이와 같이 땅 위에 선을 그어놓고 두 발로 서 있다가 왼발로 내딛고, 다시 또 왼발로 뛰는 깨금발 식의 장단이다. 정상적이거나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장단이 아니고, 약간 엇박자를 내어 불안전 하는 듯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흥을 돋워주는 징단이다. 마치 지난 2002한일월드컵 때 응원박수 치는 것과도 같은 장단이다. "대-한민국!” 하며 소리내어 응원하면 이어서 "따단- 따. 단-따-!”하며 약간의 텀을 두고 엇박자로 나가는 그 장단을 말한다.
이 장단의 응원으로 당시 응원기에 무서운 얼굴상으로 그려진 우리 배달환국의 14세 천황을 ‘붉은 악마’라고 해서 자손들이 버릇없이 이름을 붙였지만 조상님은 그것도 어여삐 보아 우리나라를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 주셨다. 이번에도 같은 장단이라 할 수 있는 ‘범 내려온다’도 우리만의 엇모리장단이다. 이 장단은 어디에고 함부로 나오는 장단이 아니고 판소리 3, 4시간을 하는 한바탕에서 한 두 번 나올 정도의 장단이다. 언제나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일 때, 예를 들어 하늘에서 흰 수염을 기른 도사나 혹은 천사가 내려온다거나, 산에서 영험한 짐승인 호랑이가 내려온다거나, 고승이 나타나거나 무서운 장수, 예를 들어 관우나 장비 또는 조자룡 같은 무서운 장수가 나타날 때 위엄있게 하는 소리가 바로 이 장단이다.
우리민족을 앞으로 먹여 살릴 콘텐츠는 바로 판소리요,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이런 장단으로 흥을 잘 살려야한다. 그러니 이처럼 판소리 속에 젖어있는 문화들을 자기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 그들의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그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상고사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우리문화를 정립하여 확고하게 우리의 것이라고 못 박아 놓지 않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이다. 이 모든 것은 사실 정부가 앞장서서 할 일이다.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명가의 조건, 남원 몽심재(夢心齋) 우리는 무엇을 명가(名家)라 하며 명문(名門)이라 이르는가 지리산 골골이 짙은 숲들을 지나 남원 견두산 자락 단아한 고택서 죽산박씨 종...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규진(편고재 주인) 분청덤벙이라고 하면 이제 고흥 운대리는 보성 도촌리를 뛰어넘어 확실하게 지평을 넓힌 듯한 느낌이다. 일제감점기 시...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