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토속민요(향토민요) 아리랑은 강원도아리랑으로도 부른다. 긴아라리, 엮음아라리, 자진아라리 3가지를 말한다. 통칭하여 ‘정선아리랑’이라고도 한다. 이 노래의 기본적인 성격은 노래 자체를 즐기기 위해 부르는 가창 유희요이고 다음이 일노래로 부른 노동요 기능도 크다. 이 중 가장 보편적인 선호도를 갖는 것은 긴아라리이며, 두 가지는 이에 비해 선호도는 낮게 불린다. 이 선호도는 밀착도이기도 한데 긴아라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를 부르는 이들의 기층적 삶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토속민요 아리랑의 분포상은 매우 광역적이다. 긴아라리는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경기도, 충청도에 전파되었고, 자진아라리 역시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경기도, 충청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분포하여 전파 범위가 오히려 넓다. 이는 두 노래 간의 기능이 달라진 배경과도 연관이 있다. 즉, 전자는 유희요 기능이 큰 것에 비해 후자는 농사일을 할 때 부르는 노동요 성격임을 보여 준 결과이다. 그리고 엮음아라리는 간헐적으로 긴아라리에 이어 불리는 노래로 강원도를 중심으로, 충청도에 제한적으로 전파되어있다. 당연히 기능과 성격은 긴아라리에 종속된다.
이 같은 토속민요 아리랑의 분포상은 자연지리적 관점으로는 태백산맥을 근간으로 형성된 산맥과 일치하여 산간 계곡을 이어 전승되었다. 계곡은 물길이 있고, 이 물길이 사람의 길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권역적 대립을 넘어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대립과 소통의 요소를 주목한 대목이 있다. 2005년 문화재청 발행 「지역별 아리랑 전승실태 조사보고서」 중 강등학 조사 ‘강원지역 아리랑 전승실태 기초조사’에서 인용한다. ‘메나리토리’ 민요의 전파 경로이면서, 메나리토리 권역이란 결과를 있게 한 배경이 드러난다.
"민요의 대립과 소통의 양상은 지형과 맞물려 형성된다. 그리고 민요의 대립과 소통에 간여되는 지형물은 산맥과 들이다. 이 중에 산맥은 민요의 대립과 소통에 모두 관계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산맥은 다른 곳의 민요 전파를 차단하기도 하고, 또 다른 곳에 민요를 파급시키는 통로 구실도 하는 것이다. 태백산맥과 그 지맥이 이르는 곳의 민요 대부분이 '메나리토리'라는 음악적 특징을 보이는 점도 산맥이 민요 소통로의 구실을 해왔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런데 산맥을 통한 우리 민요의 소통은 양방향으로 고르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태백산맥으로부터 여러 지맥이 뻗어 나온 것처럼 우리 민요의 소통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거의 일방적으로 진향되는 경향을 보였다.”
‘산은 문화를 가두고 물은 문화를 푼다’ 또는 ‘강은 동질성을 푸는 동안, 산은 이질성을 키운다.’는 인식의 실증이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상황을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이다. 또한 전통시대 민속의 일반적인 전파경로가 통혼권(通婚圈)과 장시권(場市圈)과 직결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하이다. 필자가 참여한 2005년 ‘지리학자와의 아리랑기행’ 프로젝트 루트도 이 개념을 따른 답사였다. 아리랑이 우리 얼굴을 꼭 닮은 노래라는 사실은 이 상황으로도 설명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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