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목)
새해의 노래
김기림(金起林/1907~?)
역사의 복수 아직 끝나지 않았음인가
먼 데서 가까운 데서 민족과 민족의 아우성 소리
어둔 밤 파도 앓는 소린가 별 무수히 무너짐인가?
높은 구름 사이에 애써 마음을 붙여 살리라 한들
저자에 사무치는 저 웅어림 닿지 않을까 보냐?
아름다운 꿈 지님은 언제고 무거운 짐이리라.
아름다운 꿈 버리지 못함은 분명 형벌보다 아픈 슬픔이리라.
이스라엘 헤매이던 2천년 꿈 속의 고향
시온은 오늘 돌아드는 발자국 소리로 소연코나.
꿈엔들 잊었으랴? 우리들의 시온도 통일과 자주와 민주 위에 세울 빛나는 조국.
우리들 낙엽지는 한두 살쯤이야 휴지통에 던지는 꾸겨진 쪼각일 따름
사랑하는 나라의 테두리 새 연륜으로 한 겹 굳어지라.
새해와 희망은 몸부림치는 민족에게 주자.
새해와 자유와 행복은 괴로운 민족끼리 나누어 가지자.
추천인:채평석(부강국악보존회 회원)
"30년 전만해도 새해에는 주먹 불끈 쥐고 민족, 통일, 역사를 주제로 한 글을 읽고, 격정어린 민족시를 암송했다.
그런데 그런 정서를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이 번 음력설날에는 30년 전 몰래 줄 그으면 외웠던 시 한편을 꺼내 보고 싶다.
아버님의 고향 청진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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