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위에 거적 덮어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 곳 가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미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 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떠리
정 철鄭澈(1536~1593) 호 송강松江. 조선조의 문신
이 장진주사는 최초의 사설시조로 알려져 있다.
송강은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의 가사와
100수가 넘는 시조를 남겼다.
*장진주將進酒: 술을 따라 권하다
*산算: 개수를 더하여 헤아릴 때 사용하는 막대기 종류. 산가지
*유소보장流蘇寶帳: 곱게 꾸민 상여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송강 선생의 작품이다.
죽은 후면 무로 돌아가는 인생의 허망함과 세태의 무상함을 노래하였다.
살아 부귀영화는 온데 간 데 없으며 죽어 자연으로 돌아가기는 한 가지이다.
꽃가지 꺾어 잔 수를 헤아리며 술로 달래 보려는 나약한 인간의 애틋함이 엿 보인다.
이에 앞서 당나라 이 백도 장진주를 지어
한 번 흘러가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무상과
이를 달랠 수 있는 것이 술뿐임을 절절하게 설파한 바 있다.
선면扇面:부채 얼굴에 민체를 사용하여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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