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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이 추천하는 휴일의 시 9 : 첫눈 (이정하)

특집부
기사입력 2020.11.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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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사진:기광룡

     


     첫 눈

     

     


                            이정하(李禎夏/1962~)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서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색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 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추천인: 편집부

    ‘첫비’는 없다. ‘첫눈’만 있다. 첫눈은 첫 약속이다. 첫 약속은 순결하다. 첫 약속을 상기하는 것,

     첫 약속을 떠올리는 것, 일상의 관성을 중단 시키는 것. 첫눈은 첫 약속을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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