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벽오동 심은 뜻즌 봉황을 보렷터니
내 심운 탓신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만 일편명월만 븬 가지에 걸녀셰라
작품해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 함인데
내가 심어 그런지 기다리는 봉황은 오지 않고
한 밤중에 한 조각 밝은 달만이 빈 가지에 걸려 있네
작품감상
옛날에 딸을 낳으면 아버지는 오동나무를 심는 풍습이 있었다. 오동나무가 자라 장롱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크면 딸도 과년이 되기 때문이다. 딸 이미 장성하여 임을 그릴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 짝이 없는지 오동나무 사이로 달만 쳐다보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봉황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이상향을 뜻한다.
*과년(瓜年): 여자 나이 16세로 시집을 갈만큼 성장한 나이.
瓜자는 파자(破字)하면 八八자가 되어 ‘二八이 16’으로 16세를 의미한다.
글자의 대소를 자유롭게 하고 행의 연결도 정형을 피하는 변화를 꾀하였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포치를 통해 시의 운율감을 작품 속에 드러내고자 하였다. 마치 개성이 다른 여러 사람이 모여 사회 전반에 조화를 이루며 화합을 이루어 가는 자연의 이치와 우주순환의 원리를 표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 호-한얼, 醉月堂
전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
현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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