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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
이동주(李東柱/1920~1979)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레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白薔薇) 밭에
공작(孔雀)이 취(醉)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추천인: 전 진도문화원장 박병훈
"20여년 전 본인이 발굴한 강강술래 자료가 있다. 1896년 진도로 유배 온 무정 정만조(茂亭 鄭萬朝) 선생이 12년간 머물면서 남긴 ‘은파유필 (恩波濡筆)’에 상술한 강강술래(强强須來/‘높고 낮은 소리 내며 느릿느릿 몰고 돌아/ 한동안 서 있다가 움직이네’)이다. 이후 관련 자료를 관심있게 보는데, 또 한 번의 감동을 받은 자료가 해남 출신 시인 이동주의 시 <강강술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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