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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형문화재 “흥보가”보유자 지정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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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뉴스

서울시무형문화재 “흥보가”보유자 지정 기념

  • 김지연
  • 등록 2005.01.18 20:04
  • 조회수 3,672
서울시무형문화재 “흥보가”보유자 지정 기념

“스승을 박녹주 선생을 기리며”

이옥천 선생은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소리꾼이다.

故 박녹주 선생의 애제자 답게 소리 외길을 걸으면서도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우리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무대를 다양한 모습으로 서는 옥당 이옥천 선생은 급하고, 빠르고, 튀는 문화만을 알아주는 현시대에 전통 예술이 보존되고 살아가는 길을 “정공법”으로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이옥천 선생은 소리는 물론 가야금 병창, 여성국극 출연 등 통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전통예술인인 것이다.

고로 2004년 11월 5일 토요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옥당 이옥천 선생의 발표회는 어느 예술인들의 개인 발표회와는 분명 달랐다.

공연 두시간 전부터 공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공연 중에는 통로까지 앉았고 들어가지 못한 관객들은 로비에서 화면을 통해 옥당 선생의 공연을 볼 수 밖에 없어 선생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옥당 선생의 인기는 관객에서 뿐 아니라 화려한 출연진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간문화재인 정철호, 이매방, 박송희 선생 등 국내 최고의 전통 예술인들이 특별한출연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옥당 선생의 무대를 더욱 빛냈다.

2004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2호 판소리 “흥보가”보유자로 지정받은 후 갖게 된 첫 발표회를 옥당 선생은 “스승을 기리며”를 부제로 붙였다.

유영대 고려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발표회는 인간문화재였던 故 박녹주 선생의 자료 사진을 통해 회고하는 순서로 막이 올랐다. 이영희 국악협회 이사장의 축사에 이은 옥당 이옥천 선생의 “스승을 그리는 노래”는 인생에 대한 故 박녹주 선생의 시에 곡을 붙인 작품.

옥당 이옥천 선생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고 스승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와 감사의 말을 전했다. 본인의 문화재 보유자 지정 기념 발표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故 박녹주 선생의 사랑을 담뿍 받았을 때 잠시의 방황을 회개하고 그 분의 뜻을 기리는 옥당 선생의 겸손한 마음은 관객들과 다른 예술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故 박녹주 선생의 제자이자 인간문화재인 박송희 선생의 단가가 이어졌고

서울시 문화재 보유자인 정화영 선생과 국립국악원 민속 연주단의 흥겨운 기악 합주와 박송희, 남해성, 김수연 선생의 남도민요로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이어 이매방 선생이 살풀이로 이옥천 선생을 축하하였다.

이옥천 선생은 판소리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불렀다. 고수는 정철호 선생이 직접 맡았다. “동편제”의 특성을 살린 빠른 장단과 씩씩한 느낌을 주는 <제비노정기>는 앞으로 이옥천 선생의 문화재 보유자로서의 소리 인생을 새로이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했다.

정명자 선생의 흥겨운 북춤에 이어 여성국극의 무대가 마련되었다. 춘향가 中 농부가 대목을 이옥천 선생과 조금앵, 조영숙 선생외 다른 국극 배우들과 이옥천 선생의 제자들이 모두 출연하여 발표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현재 여성국극의 최고의 남장 배우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옥당 선생 답게 바로 직전의 판소리를 하던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지고 늠름한 이도령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조금앵, 조영숙 선생이 옥당선생의 이러한 모습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옥천 선생의 이번 발표회는 창극 전문 연출가인 박종철 한국창극원 대표의 연출을 통해 각 프로그램들이 생생하게 살아있고 이옥천 선생의 소리 무대가 더욱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또한 “스승을 그리며”라는 부제에 맞게 컨셉을 설정하여 영상을 사용하였고, 故 박녹주 선생과 이옥천 선생의 기록 음향을 들려주는 등 다양한 자료로 공연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전통 예술인의 발표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