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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 놀이 전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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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 놀이 전국대회

  • 김지연
  • 등록 2005.05.12 16:10
  • 조회수 6,408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영예의 대통령상 왕기석 씨
국악 등용문 전주대사습놀이 성숙했다. 지난 30여년간 최고의 국악 등용문으로서의 위상을 굳혀온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올해 질적·양적으로 성숙한모습을 보이며 막을 내렸다.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사장 배기봉)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판소리명창부와 농악, 무용, 기악, 민요, 가야금병창, 시조,궁도, 판소리일반부 등 9개 부문에 305개팀 503명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참가팀 규모 면에서도 늘었다.

대통령상을 차지한 판소리 명창 부문 왕기석씨(39·국립창극단 지도위원)가 이날 선보인 대목은 ‘수궁가 중 토끼 배 가르는 대목'으로 특색 있으면서 탄탄한소리에 이날 심사위원들은 최고점수를 주었다. 심사위원인 안숙선 명창은 “왕 씨의 소리는 어릴 때부터 쌓아올린 숨은 실력의 공이다”며 “앞으로 좋은 소리꾼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 판소리명창부문 장원

왕기석 “이제부터가 진정한 소리꾼의 시작이죠.” 올해 대회에서 ‘수궁가' 중 ‘토끼 배 가르는대목'으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수상한 왕기석씨(39)의 기쁨은 각별했다. 지난 8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 20여년 동안 창극단에 몸담아오면서 공연활동으로 욕심껏 개인적인 소리연습에 전념할 수 없었던 탓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주대사습 명창의 반열에 오르는 일은 그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다. “판소리의 길은 험난하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고, 평생을 다 바쳐도 명창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는 지난해 전주대사습에서 후배 장문희 씨에게 장원의 자리를 내주고 아깝게 차상에 그쳤었다. 남다른 패배감을 안을 만했지만 그는 다시 힘을 내 공력을 더했다. 왕씨의 수상은 전주대사습놀이를 통해 ‘형제 명창'이 탄생되는 희소식도 안겼다. 2001년 전주대사습에서 판소리 장원을 차지한 왕기철 명창(42)이 그의 형. 형제는 이날 장원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 민요부문 장원

박윤정 “처음으로 전주대사습에서 받은 ‘상'치고는 너무나 큰 상이네요.” 경기민요 ‘개성난봉가'로 민요부문 장원을 차지한 박윤정 씨(47·경기 하남시국악협회 지부장)는 전주대사습에만 이번이 여섯번째 출전. 경기민요 전수시절이었던 지난 86년부터 전주대사습에 참가해온 그는 단 한 차례도 상을 타본 적이 없다. 그러던 그가 ‘장원'으로 일거에 숙원을 풀었다. 20년 동안 묵계월 선생으로 부터 경기민요를 사사한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지난 99년 용인대학교 국악학과에 입학, 올해 석사과정까지 마친 그는 늦깎이 향학열을 불태우며, 앞으로 후진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무용부문 장원

이혜진 “너무나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춤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우리 전통춤의 보급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무용부문에 장원을 차지한 이혜진 씨(31. 경기)는 8살의 어린 나이에 전통 춤에 입문해 장원을 차지한 후 눈물을 훔쳤다. 계원예고와 숙명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이 씨는 이번 경연에서 진유림 씨에게 사사받은 이매방류 살풀이를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해 우리 춤을 한단계 높이는 춤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지난 2002년 서울전통국악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혜진 씨는 올해 대사습에 세 번 출전해 장원의 영광을 차지했다.

▷ 기악부문 장원

김도현 “아버지처럼 훌륭한 명인이 되고 싶어요.” 김일구류 아쟁산조로 기악부문 장원을 차지한 김도현 씨(24·중앙대 관현악과 2년)는 명창 김일구·김영자 씨의 아들이다. “그동안 연습하면서 아버지한테 혼날 걸 생각하면 그렇게 만족스러운 점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도현 씨는 본선에서 485점을 받아 앞선 참가자와 동점을 얻었으나,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라 장원을 차지하는 행운을 안았다. “판소리와 성음이 가까운 게 아쟁의 매력”이라는 그는 앞으로 소리·악기에 모두 능한 아버지처럼 소리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판소리 명창부 △장원 왕기석(서울)
△차상 박경자(남원 왕정동) △차하 김명남(서울)

◇농악부 △장원 원주 매지 농악단(강원도 원주)
△차상 한누리 전통 연희단(부산) △차하 우리문화 연구회(김제시 신풍동)

◇기악부 △장원 김도현(전주시 풍남동)
△차상 김용수(서울) △차하 김종환(서울)

◇무용부 △장원 이혜진(경기도 부천)
△차상 이문이(수원) △차하 손혜영(대구)

◇가야금 병창부 △장원 나승희(전남 진도)
△차상 천주미(부산) △차하 서태경(서울)

◇민요부 △장원 박윤정(경기 하남)
△차상 강효주(서울) △차하 김보연(서울)

◇궁도 △장원 서안식(전남 목포)
△차상 구영식(경남 의령)·김종학(경북 포항) △차하 기재영(전주 중화산동)·류병호(경기 고양)·이한승(강원도 영월)

◇판소리 일반부 △장원 이광복
△차상 안이호(경기) △차하 한승원(전주 전동)


◇시조부 △양장열(전남 여수) △차상 박선덕(서울) △차하 윤형석(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