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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년 상징 원숭이 재앙 내치는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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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뉴스

갑신년 상징 원숭이 재앙 내치는 수호신

  • 김지연
  • 등록 2004.01.14 16:29
  • 조회수 2,119
2004년은 갑신년(甲申年)으로 원숭이 해이다. 시간에 표출된 원숭이는 외로움과 고독의 상징, 생활속에 수용된 원숭이는 시간과 방위의 수호신, 벽사진경(壁邪進慶)의 길상(장수)으로 여겨진다. 원숭이는 12지(支) 중 8번째 동물로서 시각으로는 오후 3-5시, 방향으로는 서남서(西南西), 달(月)로는 음력 7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이에 원숭이는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을 위하여 궁궐, 탑, 무덤에 서서 서남서쪽으로부터 다가오는 재앙을 막아주고 있다. 잔나비, 즉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류 동물로서 만능 재주꾼이고, 자식과 부부지간의 극진한 사랑은 사람을 뺨칠 정도로 애정이 섬세한 동물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불교를 믿는 몇 몇 민족을 제외하고는 원숭이를 재수없는 동물이라고 여겨 기피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은 원숭이가 건강·성공·수호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한민족 사이에서 원숭이는 장난꾸러기이자 재주꾼으로 묘사되는가 하면, 도자기나 회화에서는 모성애(母性愛)를 강조하거나, 스님을 보좌하며, 천도 복숭아를 들고있는 장수의 상징으로 많이 나타난다. 고고학 발굴결과 선사시대 한반도에 원숭이가 살았음을 추정케 하는 흔적이 나왔는가 하면 문헌기록에서는 ‘삼국유사’ 이차돈 순교기사에 원숭이가 신라에 있었음이 보이며, 신라토우에도 원숭이가 보인다. 원숭이 띠인 사람은 원숭이를 닮아 천부적 재주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숫자놀음에 뛰어나 수학 혹은 공학 분야 직업인으로 각광 받는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자기 재주를 너무 믿어 방심하므로 스스로 발등을 찍는 일면도 있다고한다. 원숭이가 꿈에 나타나면 그 해몽(解夢)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림 속에서 원숭이는 십장생과 함께 장수의 상징과 자손의 번창, 불교와 서유기의 내용에 따라 스님을 보조하는 역할, 자연생활 모습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 ▶ 원숭이와 관련된 세시풍속 ○ 삼재(三災)=수재·화재·풍재 또는 병난·질역·기근의 세가지 재앙을 가르키는데 사람들은 생년(태어난 해)으로부터 9년마다 이 삼재가 든다고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잔나비(원숭이)띠의 삼재는 인·묘·진(寅·卯·辰)이 드는 해에 인데 이 삼재를 당한자는 세마리의 매를 그려 문설주에 붙여 액을 방지하고 삼재에 해당하는 3년간에는 남을 범해도 안되고 모든 일에 근신하여야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 상신일(上申日)=새해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신일(申日)을 원숭이 날이라고 한다. 이날은 일손을 쉬고 놀며 특히 칼질을 하면 손을 벤다고 해서 삼간다.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일어나서 문밖을 나가고 비를 들고 부엌의 네 귀를 쓴 후 다시 마당의 네 귀를 쓴다. 이날만은 부엌에 귀신이 있다고 해서 남자가 먼저 부엌에 들어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납날’이라고도 하며 특히 이날은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날에 재목을 자르게 되면 그 재목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좀이 많이 든다고 한다. 전남지방에서는 이 날을 길일이라 해서 일을 아니하고 놀며, 가무와 음주로 즐기는 곳이 많다. 또 이날은 ‘사람날’이라고도 해서 육식을 피하는가 하면 위험한 일을하지 않는다. 이날 칼질을 하면 손을 벤다고 해서 삼가한 것은 이 때문이다. 도가계통에서는‘육경신’(六庚申)이라는 것이 있는데 경신일 밤에는 전혀 잠을자지 않고 앉아 새우는 습속을 말한다. 이렇게 해서 1년에 6번 돌아오게 되는 경신일 밤을 모두 새우면 만사가 뜻대로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 ‘고려사’나 ‘조선왕조실록’을 뒤져보면 매 경신일에는 임금과 신하가 어울려 연회를 여는 장면을 거의 예외없이 확인할 수 있는데 이날 밤을 새워야 복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