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10월의 편지
목필균(1954~ )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추천인: 김재진(전통문화진흥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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