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독일 베를린에는 사각형 기둥 2천711개가 빼곡히 들어선 공간이 있다. 크고 작은 네모기둥에는 어떤 색도, 문양도 없다.
비극의 역사를 묵직한 공기로 느끼는 곳,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메모리얼'이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잔혹한 역사를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영국 옥스퍼드대 사학과에서 나치 역사를 강의해 온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 있었던 독일 사람들을 통해 전쟁의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책 '독일인의 전쟁 1939-1945'는 당시 독일 사람들이 주고받은 편지 약 2만5천통, 보고서, 일기, 법정 기록 등으로 다시 쓴 전쟁 이야기다.
저자는 독일이 일으킨 전쟁과 그로 인한 전쟁 범죄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했는지 주목한다.
그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많은 독일인이 홀로코스트라는 '비밀'을 공유했다고 지적한다.
유대인을 실은 열차가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하늘로'라고 대답한 일화, 유대인들이 가스로 죽는 장면을 목격해 외교관과 종교인에게 알렸으나 침묵한 사례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당시 독일 사람들이 전쟁을 '민족을 방어하기 위한' 성격으로 여겼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는 교묘한 선동정치의 대명사로 통하는 괴벨스의 이른바 '섬세한 보도 관리'를 비중 있게 설명하며, 독일인이 대량 학살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짚는다.
900쪽이 넘지만,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찬찬히 풀어내 눈길을 끈다.
반면, 최근 출간을 앞둔 '전후 일본과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맺은 관계는 왜 달랐는가'(책과함께)는 전쟁이 끝난 뒤 상황에 주목한 책이다.
아시아 정치를 연구해온 월터 F. 해치 미국 콜비대 교수는 독일과 일본, 두 나라가 과거라는 '유령'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짚으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그간 여러 연구자는 독일의 경우 그들의 과오를 적절하게 참회하면서 이웃 국가와 화해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사과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견해에 반기를 든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 일본과 한국, 일본과 중국 간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전범국과 이웃 국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그는 전후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 집중한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는 지역의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는 다자주의를 촉진했지만, 아시아에서는 자국 주도의 양자주의를 추진한 미국에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여러 차례 사과 발언'을 했다는 점이나 일부 논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을 비교·연구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
▲ 독일인의 전쟁 1939-1945 =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지음. 김학이 옮김. 976쪽.
▲ 전후 일본과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맺은 관계는 왜 달랐는가 = 월터 F. 해치 지음. 이진모 옮김.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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