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2월에는
이향아(1952~ )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추천인:김지연(국악신문사 전 대표)
"설 지나고 입춘 지나고 대보름 지나 벌써 2월의 중순. 문득,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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