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남도민요를 포함한 한국의 민요는 대개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 놀면서 부르는 유희요, 의식을 치루면서 행하는 의례요, 여기도 저기도 포함되지 않는 기타노래 등으로 나눈다. 일종의 연구 관행이다.
고위민은 1941년 '춘추지'에 '조선민요의 분류'라는 글을 기고했다. 고정옥은 1949년 '조선민요연구'를 통해 민요를 11항목 71형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외 여러 학자들이 민요의 갈래를 연구했다.
1992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1976편의 전국민요 음원을 수록한 MBC민요대전의 분류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최상일 PD의 업적이다. 노동요, 의례요, 유흥요, 기타요로 분류해두었다. 소모는 소리나 말 모는 소리를 비롯해 애기 어르는 소리 등 음영가요까지 민요의 범주에 포함시켜두었다.
나는 이를 민요의 일생사 혹은 연령층별 민요 부르기로 재편하여 논의한 바 있다. 일생 의례적 불가역성에 대응하는 즉, 한번 죽으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인생에 대응하여, 민요의 순환성을 드러내보고자 하는 취지로 쓴 글이다.
민요를 포함한 노래는 수많은 분화과정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분야로 특화되어 왔다. 트로트니 힙합이니 하는 장르 이름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민속놀이니 여흥놀이니 따위로 호명되는 통칭 '놀이'는 노래 이전의 정보 즉, 노래와 놀이가 분화하기 이전의 정보들을 다루고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하(1872~ 1945)가 일찍이 인간을 '호모루덴스' 즉 놀이하는 인간으로 규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심지어 종교와 전쟁까지도 놀이로 해석했다. 나는 남도의 소리 중심으로 견해를 정리하면서, 궁극적으로 이 놀이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이익관계 중심으로 재편되어버린 인류사의 질곡을 헤쳐 나갈 방편과 해법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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