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네 칠자나 내 팔자나 아차 한 번 죽어지면
속 매끼 겉 매끼 이칠이 십사 열네 매끼 꼭꼭 묶어
전나무 한삼 틀에 잣나무 연춧대에
어화 남풍 둘러 치구 어화 넘차 한 마디면
공동묘지 올라가서 폭폭 파구 파묻으면
살은 썩어 물이 되고 뼈는 썩어서 황천 흑 밥이 될 인생
저기 저 여자 임자 없거든 나만 뚫어 보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작품감상
정철의 '장진주사'를 보자.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 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주리어 매여가나
유소보장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 곳 가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 바람불제
뉘 한 잔 먹자할고.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떠리.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다.
살아 있는 것만이 축복이고 지금이 긴요하다는 얘기다.
곧 지나갈 인생, 지나간 뒤에 후회 말고
송강 선생은 실컷 술이나 마시자 하고
이 노래는 가릴 것 없는 사랑을 나누자 한다.
칠자, 팔자, 이칠이 십사 등
숫자로 연상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재치가 자못 해학적이다.
민체로 거침없이 흘려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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