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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화 심은지 하마 몇 해련고
소쇄한 바람연기 작은 창 앞이로세
어제 온 향운(香雲)에 갓 놀라기 시작해서
모든 꽃들 기가 꺾여 움추려 있네
몹시 심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꽃망울을 맺는 매화는 역경을 견디고 지조를 지키는 고매한 선비의 인격과 닮아 조선 선비들의 사랑을 받은 화목 중 하나다. 특히 퇴계 이황은 매화를 너무 사랑해서 병상에서도 홀로 나아가 창 앞에 하얗게 피어오른 매화를 즐겨 구경하고 '퇴계집' 권4에 시로 남겼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천연기념물 4대 매화나무들이 이번 주말까지 만개한다.
문화재청은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등 매화 4곳을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존관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매화는 기후변화로 예년과 다소 차이는 있으나 2월 말부터 개화를 시작해 이번 주말인 18일 절정을 이룬다"며 "전국에서 수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매화 향기에 흠뻑 취할 유례 없던 기회가 될 것"이라고 14일 전했다.
특히 올해는 2017년 기후변화로 피해를 봤던 수령이 600년으로 추정되는 강릉 오죽헌 율곡매의 가지 일부에 탐스럽게 친 매화를 볼 수 있어 상춘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구례 화엄사에서는 봄맞이 26일까지 ‘제3회 홍매화 들매화 사진 대회’가 열린다. 매화가 절정인 18일에는 백일장도 함께 열린다.
유박(1730~1787)은 명망가 집안 후손으로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평생 고향에서 꽃과 식물을 가꾸며 살았다. 그가 자신의 호이자 별서인 백화암을 따서 지은 '화암수록'은 강희안의 '양화소록'과 함께 조선시대 대표 원예서로 꼽힌다.
'화암수록'에는 매화를 화목 등급 중 가장 으뜸으로 꼽고, 오랜 친구라는 의미의 '고우'라 이름을 붙여 뛰어난 운치를 지녔다고 극찬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자연유산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자연유산 보존·관리·활용의 미래대응 전략을 구상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매화 등 천연기념물 식물을 적극적으로 상시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각 지자체와 첨단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협력망을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나 천연기념물의 위기상황을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건강하게 돌보기 위한 자연유산 지역공동체 보존관리 체계를 정착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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