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이규진(편고재 주인)
도자기 중에는 마상배(馬上杯)라는 것이 있다. 별도의 굽 없이 곧게 선 긴 다리가 몸체로 연결되는 팽이 모양의 잔으로 일명 고족배(高足杯)라고도 한다. 마상배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단독 기물이 아니라 잔받침과 함께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추정은 조선 후기 백자에 유독 다리가 긴 잔이 있어 잔받침과 함께 세트를 이루는 잔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잔에 달린 다리가 긴 것으로는 삼국시대 고배(굽다리접시)에서도 볼 수가 있어 그 유사성이 주목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면 마상배란 무슨 뜻인가. 아사카와 다쿠미의 '조선도자명고'를 보면 굽이 상상외로 높다보니 불안정한 면이 있어 손으로 잡고 사용하기 때문에 마상배라는 속칭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굽이 높다보니 말 위에서 손으로 잡고 사용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논리적 근거나 어원을 찾기 어려워 마상배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보다는 굽 높은 잔의 일종으로 여기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까지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마상배로 통용될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청사기마상배편은 기존에 알려진 마상배의 기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높은 굽에 잔이 올려진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밖으로 벌어진 접지면에는 모래받침을 하고 있으며 음각선이 보이는 높은 굽은 잔으로 연결되고 있다. 잔의 외면은 아래 위 로 선을 돌려 단을 구분한 후 그 안에 세로로 흑백상감을 교차해 문양을 넣고 있어 심플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외면은 아래위로 다소의 여백이 있는 반면 내면은 문양이 빈틈없이 꽉 차 있다. 우선 중앙에는 원 안에 세 점의 국화를 배치하고 있으며 이를 여의두문으로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는 입술 부분에 이르기까지 빽빽하게 우점문을 삽입하고 있는데, 그 사이사이 세 곳에는 간략화 된 흑백상감의 학 문양을 넣고 있다. 입술 부분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남은 형태만으로도 고급의 깔끔한 분청사기 마상배였음을 알아 보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형태며 문양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분청사기마상배편을 언제 어디서 구한 것인지는 전혀 기억이 없다. 가마터에서 인연을 맺지 않고 시중에서 구입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산지 추정은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인데 근래 짐을 정리하다 우연히 찾은 것이다보니 나로서는 처음 만나는 것처럼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늘 새롭고 신선하게, 매일을 그렇게만 살 수 있고 그렇게만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서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것이 어찌 쉬운 일이랴. 분청사기마상배편이 보여 준 이 작은 감동과 즐거움만이라도 감사하고 또 소중히 여겨야 하는 습관을 늘 길러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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